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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지출기록으로 보는 규슈 여행 -1-
2/9. 상륙 첫날

밤새 현해탄을 건넌 페리에서 아침에 내려, 입국수속을 마친 후 후쿠오카를 돌아다닌 날입니다.

공적 비용

220엔: 버스비
뭐 일본에서 버스 타본 사람들은 늘상 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정말 느긋하고 유유자적하게 운전하더군요. 처음에 부두에서 시내로 올 때 한번쯤 타고 나서 그 이후부터는 돈 아까워서 열심히 걸어다녔습니다. 덕분에 지치기도 하고 한참을 헤매기도 했지만, 생각도 못했던 장소를 발견하거나 하고 경찰 아저씨한테 길 물어보고 하면서 나름대로 즐거웠긴 합니다.

4140엔: 열차 티켓
다음날 구마모토로 이동하기 위한 왕복 열차 티켓. 상륙해서 사용한 공적인 비용들 중에서 단일 단위로는 최고가였습니다. 아~ 눈물나더군요. 표를 구입하고 나서 보니 잘못 샀길래 환불하러 갔는데, 웬 서양인 아저씨가 유창한 (아마도) 일본어로 접수를 받고 있어서 기겁했습니다. 정체가 뭐냐!

그래도 열차 여행은 아주 좋았습니다. 겨울의 들판을 지나면서 볼 수 있던 쓸쓸하면서도 푸근한 농촌 풍경, 갈아타기 위해 내렸던 시골의 한적한 역사, 날렵한 스타일을 한 장거리 열차와, 짤막하면서도 아담한 단거리 열차가 엇갈려 지나가던 모습들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군요.

3045엔: 호텔 하이퍼 인 아카사카 숙박비
2인실이라서 비교적 싸게 묵을 수 있었던 비지니스 호텔. 그다지 좁지도 않고 시설도 좋고 프론트 아가씨도 친절하고 -이쪽이 일어로 말해도 된다고 하는데 부득불 영어로 말해주려고 하길래 고생 좀 했습니다- 덤으로 아침에는 커피와 빵까지 제공해주는 등 매우 만족스러운 숙소였습니다. 혹시 다음에 가게 된다면 또 이용하고 싶은 곳이로군요. 참고로 아침에 제공하는 빵은 마음껏 먹어도 된다길래 한번 제대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려고 했었으나 결국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관두고 말았습니다. 그때는 젊었지요... 후-

단 시기가 시기인데다가 난방도 안 틀어주기에 밤에 꽤 추운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오돌오돌 떨다가 샤워로 몸을 팍 덥힌 후 잽싸게 이불로 들어가 체온을 유지하니 좀 살만했던 기억이 납니다.

580엔: 콘라멘
저녁의 거리를 신나게 돌아다니다가 '그래도 라멘 한번 먹어봐야지!' 하면서 용감하게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먹었습니다. 전 옥수수가 들어있는 콘라멘을, 친구는 다른걸 시켜서 나눠먹었는데 그쪽이 뭘 시켰었는지는 기억의 저편으로.... 일본 라면이 느끼하다거나 입맛에 안맞는다던가 하면서 싫어하시는 분들도 제법 있던 것 같은데, 저는 그런 적은 없던 것 같군요. 뭐 아주 괴상해보이는 건 알아서 피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친구가 먹었던 라멘은 대충 이런 거였던 듯?
출처: Japanpr.com


합계: 7985엔

....아니 근데 아침은? 점심은? 왜 식사에 대한 기록이 라멘 하나만 달랑 있는거지? 아무리 빈곤모드로 가더라도 먹을 건 꼭꼭 챙겨먹으면서 다녔는데 이거 정말 미스터리군요. 그날 낮, 우리는 대체 후쿠오카에서 무엇을 먹었단 말인가?
"너희들... 먹었잖아?"
"그러니까 뭘!"


사적 비용

1260엔: 만다라케
페르소나 2 벌 공략본을 포함한 무언가를 구입했지만 기억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야~ 특별히 이상한 걸 사거나 한 건 아닙니다. 괜히 세관에서 걸릴까봐 무서워서 그냥 음악 시디나 책을 살 때에도 짐 양을 조절하려고 애썼을 정도니...

2079엔: 오버드 포스 애프터
반드시 정품을 구하고 싶다고 생각한 게임으로, 어떤 백화점(?) 게임매장에서 떨이로 팔던 걸 발견하고 뛸듯이 기뻐했군요. 지금도 모셔두고 있습니다.

840엔: 스케로크 * 2
하비샵 옐로서브머린에서 진 여신전생 TCG의 싱글카드를 판매하는 걸 발견했습니다. 구입한 것은 파트너 카드인 스케로크 (데빌서머너 소울해커즈의 등장인물) 두 장. 나중에 이때 이 두 장만 구입했던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습니다. 지금은 그때 못 사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_^

한편 이 때 구입한 스케로크 카드 중 한 장은 어떤 분께 선물로~ (으악 선물 가격이 뽀록났다!)

714엔: 아즈망가대왕 1권
당시에는 국내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아즈망가대왕. 4컷의 극의를 추구하던 (정말?) 저는 뉴타입에 실린 광고에서 샘플로 나온 3편의 4컷을 보고 '이거 물건이다!'라고 직감하고 마침 온 김에 구입했습니다. 확실히 인기가 있었는지 물건이 별로 없어서 좀 여러곳을 뒤진 뒤 구할 수 있었군요.

합계: 4893엔
by MATARAEL | 2004/08/05 12:10 | (有) MATA 백화점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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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오마케 at 2004/08/05 14:07
짤방이 좋구려. 날씨가 화창.
Commented by torizan at 2004/08/05 16:31
아무도 나의 하루 식사비용 184엔을 깰 수 없을 것이다..
으으..비참...
Commented by NANJOH at 2004/08/05 18:06
여행은 고생할수록 나중에 좋은 추억으로 남더군 (먼눈)
Commented by 만년서머너 at 2004/08/06 01:38
차마 적지 못했던 '대규모 지출' + '엄청난 맛과 볼륨의 식사' 라거나 -_-a
Commented by MATARAEL at 2004/08/06 09:41
오마케 > 순간 머리에 번뜩여서 집어넣었다. 모래알은 반짝.

torizan > 으 184엔... 근데 아무리 절약해서 간다고는 해도, 평소에 먹는 것에 그다지 구애받지 않는 저라고 해도, 일단 즐겁게 가려는 여행인만큼 기본적으로 먹을 건 먹고 다니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다니기 위해 영양보충을 확실히 해둘 필요도 있을테고.

NANJOH > 지나치게 고생하면 또 너무 구차해지는 경우가... 버스에서 낑겨자고 아침에 역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하던 두번째 여행이 좀 그랬습니다.

만년서머너 > 이건 나 자신이 보려고 적었던 메모인만큼 그런 위조를 할 필요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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