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전생 악마소환록 -메어리-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각종 피규어들 중에서도 역시 제일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인간 캐릭터 피규어겠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종류에는 별 관심이 없는 편입니다. 수집을 시작한 이유가 다양한 메카닉의 조형미를 입체적으로 감상하자는게 주된 목적이었기도 하고, 설령 좋아하는 캐릭터라 해도 입체 조형물로 놔두고 싶은 생각은 안 들더군요.

그런 제가 얼마전 최초로 인간, 그것도 미소녀 (!!) 캐릭터 피규어를 들여놓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것도 파렴치하게 메이드를?!


고토부키야 원코인 피규어 -어째 요즘 고토부키야와 인연이 많네요- 시리즈 여신전생 악마소환록 제1집 중 하나인 '메어리'입니다. 이 시리즈는 전통있는 콘솔 RPG 여신전생 시리즈에 등장하는 적이면서 또한 동료라는 복합적인 위치에 선 존재, 악마들을 입체화한 제품으로, 독특한 화풍과 디자인 센스를 지닌 전뇌악마화가 가네코 카즈마씨 특유의 스타일 덕택인지 그럭저럭 꾸준히 이어지면서 이번에 4탄까지 발매된 바 있습니다.

이 메어리는 새턴과 PS로 발매된 '데빌서머너 소울해커즈'의 등장인물로, 작품 중에 나오는 수상호텔이자 악마합체시설인 '업마전'에서 일하고 있는 메이드입니다. 그녀는 첫 등장부터 마치 기계처럼 무표정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업마전을 수시로 방문하는 주인공 일행과 교류를 나누면서 어느정도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등, 일종의 레이 파생형이면서도 나름대로 강한 인상을 안겨주었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그녀가 오른손에 들고 있는 것이 바로 업마전의 주인이자 악마합체의 대가인 빅톨의 망토라고 여겨집니다.

오프닝에서의 모습 (뒤의 영감님이 빅톨)

그런데 왜 그런 메어리가 온갖 마왕과 요정과 사신과 시귀와 악령과 대천사와 용왕이 우글거리는 제목부터 악마소환록인 이 시리즈의 1탄부터 끼어있냐면.... 실은 메어리도 일단은 악마거든요. 작품 내에서 결코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적은 없지만, 본인과 주변인의 발언, 그리고 공식해설본이나 TRPG와 TCG 등에서의 서술에서는 그녀가 바로 빅톨이 만들어낸 인조악마 조마(造魔)임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이 데리고 다니는 조마의 그레이 외계인 닮은 모습을 보면 전혀 상상이 안 되지만, 이 메어리의 경우는 장년의 연구를 거친 빅톨이 악마합체의 비술을 통해 인간에 거의 가까운 형태로 만들어낸 완전조마라는 것이지요.

메이드 + 레이 효과 덕분인지 여러 조연들 중에서도 메어리의 인기는 높은 편인데, 덕분에 PS판으로 이식이 될 때에는 이 메어리 관련 이벤트가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내용이야 뭐.... 우연히 업마전을 들른 주인공과 네밋사가 메어리의 심부름을 도와주러 여기저기를 같이 돌아다니는 가운데 조연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녀의 자기정체성찾기를 도와준다~ 라는 내용인데 솔직히 좀 구립니다. 거의 페르소나 3에서의 아이기스 히로인으로 억지로 밀어주기 수준의 썰렁함이었던 걸로 기억되는군요;


어쨌든 피규어 이야기로 돌아와서;

조형은 대단히 만족스럽습니다. 실은 이게 처음 쇼핑몰에 단품으로 올라왔을 때에는 사진을 워낙 못생기게 찍어놨길래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다른 곳에서 제대로 찍은 사진을 보고는 눈이 번쩍 뜨여서 주문하려고 했지만 이미 전부 품절이었다는 아픈 과거가 있었지요; 그 후 일발필중을 노리고 영풍에서 하나 뽑아봤다가 무려 마사카도님께서 나오시는거 보고 충격을 받아서 완전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마침 다시 단품으로 들어와서 냉큼 구하게 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물건입니다.
이렇게 또 달라보입니다.

포즈나 소품들도 잘 구성해놓았고, 눈과 같은 중요한 부분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도색 상태도 깔끔합니다. 무엇보다 표정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데, 무표정과 엷은 미소 사이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친 미묘한 묘사가 캐릭터 자체의 성격에 대단히 잘 들어맞고 있군요. 원래 캐릭터 피규어들의 경우에는 다 이런건지도 모르겠지만, 보는 각도나 조명에 따라서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는게 재미있습니다. 디카 실력이 좀 괜찮으면 저 담백한 표정을 어떻게든 잘 잡아내보고 싶은데 좀처럼 그게 안되서 아쉬울 따름.





덤으로 몇 가지

1. 한번 극단적인 각도에서 표정을 감상해보기로 하겠습니다.

말 걸었다간 '훗 서민이...' 하면서 무시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쪽은 말 걸었다간 촛대에 찔려죽을 것 같아요 ;ㅁ;



2. 괴기! 업마전에 출현한 발없는 유령
..... 하지만 장소가 장소인만큼 아무도 놀라지 않았고, 뭔가를 기대하는 무표정한 눈빛을 보내던 그녀는 결국 체념한 듯이

"다리는 장식일 뿐이예요. 빅톨님은 그걸 모르신다니까요"

라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는 사라졌다고 한다.

덧글

  • 시대유감 2006/09/17 09:18 # 답글

    맘에 드는 아가씨인데, 이 아가씨 하나때문에 데빌서머너를 구해서 해볼까 말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 ohmizu 2006/09/17 11:38 # 답글

    저는 구해봐야지 구해봐야지 하면서도 정신 차리고 보면 방에 책만 쌓여가고 있습니다;게다가 벌써 4탄까지 나왔다니!(털썩)
  • BLUE-PSY 2006/09/17 16:36 # 삭제 답글

    저 시리즈, 파즈스와 루시퍼 2연타에 충격먹고 두번다시 안잡았다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 만년국민동생 2006/09/18 12:12 # 삭제 답글

    난 왜 빅톨하면 뜨개질하는것만 생각나는지 모르겠네연. ㄲㄲ
    나도 메어리 좋던데, 저거 오마케옹네 집에도 있던거 아닌가 생각중.
    아이기스 히로인 밀기는 너무 썰렁하다 못해 짜증나서, 전 아이기스 잘 안썼어효 ㄳ 개가 낫지!(.....)
  • MATARAEL 2006/09/22 13:33 # 답글

    시대유감님 > 굳이 메어리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소울해커즈는 아틀러스의 메가텐 스텝들의 역량이 절정기에 달했을 때 만들어진 걸작이니 한번 해보시길 강력 추천하는 바입니다.

    ohmizu님 > 음.... 그렇게까지 열심히 구해보실 필요는 없긴 합니다. 가끔 히호 브라더즈라던지 이 메어리라던지 등등 괜찮은 단품이 있으니 그런거나 한두개 구해보시는 정도가 좋을 것 같네요. 아니면 영풍문고에 아직 미개봉품이 있을지 모르니 한번 대박을 노리고 뜯어보시는 것도.... (아니면 저의 멋진 시크릿 마사카도를 인수해가시는 건 어떻습니까 ha ha ha)

    BLUE-PSY 님 > 그래도 루시퍼는 나은 편입니다. 6장의 거대한 날개를 펼친 모습이 나름대로 악의 카리스마를 느끼게 해주지 않습니까! 1탄의 진정한 찌질대왕은 누가 뭐래도 파즈스겠지요. 파즈스와 메어리를 같은 원형사가 디자인했다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만년 > 그야 십년사에서 주인공에게 털실로 검프 주머니를 만들어주던 그림의 영향이...

    건 그렇고 잡지공략을 비롯해 여기저기에서는 아이기스를 진 히로인이라 떠받들고 있는 분위기라서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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