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OP 이토 아키히로 작품집


2025년, 돌연 일어난 새계대전으로 인해 전 세계는 핵의 불꽃 아래 멸망하고 말았다. 살아남은 인류는 궤도상의 스테이션에 주류하고 있던 미육군 공수부대 4개 중대 뿐. 그로부터 반년 후, 핵전쟁의 결과로 발생한 두터운 구름층이 갑자기 전쟁 이전의 수준으로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구름 사이로부터 나타난 것은 분명히 잿더미가 되어 있어야 할, 그러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멀쩡하게 남아있는 지상의 모습이었다.

과연 지난 6개월 동안 지상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조사를 위해 장갑강화복 H.P(헤비 팩)를 갖춘 강하부대가 편성되지만, 대기권 진입 시에 일어난 의문의 사고로 대부분이 전멸하고 만다. 무사히 강하에 성공한 101공수사단 소속 리스테어. I. 부시 병장(표지의 여성)은 살아남은 대원들과 함께 뉴욕으로 잠입하는데....


이전 포스트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이토 아키히로는 초기에 BREN-303 이라는 필명으로 작품 활동을 한 바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시절의 연재물 및 단편들을 모아 2003년에 다시 발행한 작품집으로, 본래 별 관심도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입수할 수 있었군요.

아직 실력이 여물지도 않고 온갖 마이너한 잡지를 전전하던 시절이었던만큼, 작품들의 수준은 결코 높다고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이 작품집에 실린 것들은 내용과 별 상관없이 꼬박꼬박 에로 신을 끼워넣은, 액션 활극을 가장한 에로만화로 분류될 만한 것들이지요. 성인지에서 무명 작가로서 연재를 계속하려면 뭐 어쩔 수 없는 방법이긴 하지만, 보고 있자면 민망한 건 사실입니다. 굳이 의미를 찾자면, 그의 초기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나 할까요.


GALLOP

본 작품집의 제목이기도 하며 책의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연재물입니다. 상업지에 실린 걸로는 두번째, 연재물로는 첫 작품에 해당한다고 라고 하는군요. 그러나 실은 작가가 중학생 시절에 그렸던 동인만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라고 하니, 사실상 그의 최초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토리 전개는 본 작가가 지닌 악덕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충분한 설명도 없는 불친절한 전개, 산만한 연출 덕에 뭔 소리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고, 게다가 중간에 잡지가 망해서 어정쩡한 시점에 끝나버립니다. 작가의 말로는 기갑창세기 모스피다를 모티브로 삼았으며, 이후 아메리카 횡단 폐혀의 여행편NORAD 제2차강하작전편등이 이어질 예정이었다고 하지만... 아마도 그것이 이어질 일은 영원히 없겠지요?


RELEASE THE CATCH!

배경은 미군 폭격기가 동경을 공습하고 북해도에 지향성핵산탄포대가 건설되는 와중에 사람들은 평화롭게 살아가는 괴상한 세계관의 일본. 일본 여경 에라리와 그녀의 애인(?)인 미국인 킬러 아가씨 스피가, 병기제조업체 경영자의 동생이기도 한 에라리를 노리고 CIA가 보낸 암살자와 싸운다는 단편 구성입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편집부로부터 모 여경 콤비가 등장하는 만화 -후지시마 쿄스케의 체포하겠다!겠지요- 비슷한 걸 해보라고 해서 그린 작품이라고 합니다. 뭐 결과적으로는 토미건과 Electromagnetic Launching Pistol이 불을 뿜고 헬기는 폭발하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 되긴 했군요;;
눈여겨볼 점이라면 지오브리더즈에 등장했던 MH-1C 바라쿠다와 같은 틸트로터 방식 수직이착륙기가 경찰 헬기로 등장한다는 점. 이 시절부터 이미 이런 걸 그려보고 싶었나 봅니다.


THE THIEF

젊은 여자가 홀로 사는 외딴 저택에 한 청년이 비를 피해 들어옵니다.

실은 청년은 강도였습니다. 청년은 여자를 덮치지만...

여자 쪽은 유령이었습니다.


다음 날 강도는 아침 저택을 방문한 보안관 일행에게 미친듯이 덤벼들다가 총에 맞고는, 무언가에 홀린 듯한 표정으로 죽었답니다.

유령 승리!


.......진짜 이런 내용입니다. 단편이라고조차 할 수 없는, 거의 페이지 채우기용이라고 볼 수밖에-_-


P.S 작가의 후기에 따르면 실은 이것 외에도 초기의 만화가 한 편 더 발굴되었다고 하는데, 게재를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출판사 사람들한테 제발 그 원고는 불태워 없애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대체 어떤 내용이었길래 그러는 건지 궁금하군요.


출판사: 대도사(大都社)
ISBN: 4-88653-786-3
발매일: 2003년 8월
가격: 650엔

덧글

  • 만년서머너 2004/09/15 16:54 # 답글

    THE THIEF 내용이 저렇게 심오해도 되는거야? 저런건 '흰색바탕'으로 가리고 적어줘야지 //ㅅ.///
  • NOT_DiGITAL 2004/09/15 23:09 # 답글

    난 네가 무명시절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라는 것이죠. ^^ 그러고 보니 친한 직장인 몇명이 예전에 동인활동한 증거들이 방안에...(먼산)

    NOT DiGITAL
  • torizan 2004/09/16 07:07 # 삭제 답글

    이거 내가 사다준 그거 아닌가? -_-;;
    그다지 에로틱해 보이지 않았는데? -_-;;;;
  • MATARAEL 2004/09/16 22:40 # 답글

    만년서머너 > 저택의 내부 사정과 자동차로 이동하는 보안관들의 대화를 교차로 보여주는 연출이 일품입니다. (정말?)

    NOT_DiGITAL님 > 그래도 이런 무명시절 작품들을 다시 모아서 작품집으로 내주는 거 보면, 이토 아키히로도 어느 정도 중견작가의 반열에 올렸다고 봐야 하려나요?

    TORIZAN > 1회 연재분에 한번씩 에로에로한 장면이 나오지요.
  • 시대유감 2004/09/17 16:34 # 답글

    흑역사는 우리 가까이.. [아냐]
  • MATARAEL 2004/09/17 20:35 # 답글

    시대유감님 > "모두들~ 이토 아키히로는 좋~은 만화가야~!! 어서들 보러 와~" (이것도 좀)
  • torizan 2004/09/18 01:49 # 삭제 답글

    좋은 만화가 맞음..
  • MATARAEL 2004/09/19 01:08 # 답글

    torizan > 아니 적어도 이 시절에는 별로 안 좋은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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