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돌파 그렌라간에 푹 빠져 있습니다.

뒤늦게나마 천원돌파 그렌라간을 보고 있습니다.


왜 이 작품을 아직까지 안 보았던 건가 하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왜 하필 이런 여유가 없는 시기에 이렇게까지 가슴을 뒤흔드는 작품을 보기 시작했는가 하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1부까지만 보았을 때에는, 비록 전체적으로 높은 완성도와 몇몇 인상적인 장면들이 있다고는 해도 그것 뿐, 일어나면서 금방 훌훌 털고 잊어버리게 되는 그런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2부의 전개에는 완전히 넋이 나가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핏 훈훈한 후일담 이야기인가 했더니, 바로 몇 화 전까지만 해도 뻔뻔스러울 정도로 대놓고 활용하던 열혈물, 로봇물의 문법을 이렇게까지 뒤집어 엎어버리면서 차갑게 식혀버릴 줄은 몰랐군요. 덕분에 정말 오래간만에 조마조마하고 애타는 기분으로 감상하게 되었지만 말이죠. 어떠한 악의 제국보다도, 최강의 보스보다도 더 무서운 현실의 벽 앞에서 한 때의 영웅들이 좌절하고 윤색되어 가는 모습은, 그리고 마침내 절망을 떨쳐내고 그러한 벽을, 하늘을 뚫어버릴 기세로 떨쳐 일어서는 그들의 싸움은

가슴 벅차고.

눈물나게 아프면서도,

사랑스럽기 이를 데 없습니다.


21화까지 단숨에 몰아서 본 뒤 잠자리에 든 순간, 당황했습니다. 평소 잠자리에 들면서 그날 있었던 기억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서 반추하는 과정, 그러한 평온한 사고의 흐름은 곧 잠이 확 깨게 만드는 격렬한 감상의 소용돌이와 마주쳤습니다. 애니메 하나 때문에 잠을 설치는 감수성이 아직까지 남아 있었을 줄이야.... 아니, 이런 식으로 가슴에 직접 부딪쳐오는 작품을 한동안 안 봐오다보니 그에 대한 내성이 많이 없어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단숨에 흘려버리기에는 너무나 큰 생각을, 머릿속에서 하나하나 해체하고 라벨을 붙이고 분류하고 나서야 잠을 이룰 수 있었군요.

아직 6화 분량 정도가 남아있는 지금, 대그렌단의 싸움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확실히는 알 수 없습니다. -1화의 도입부를 보면 희미하게 짐작은 가지만- 부디 그들의 드릴이, 아직도 가슴을 뒤흔드는 이 고동을 시원하게 뚫어버려 주는 결말이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덧글

  • 월광토끼 2007/12/27 00:06 # 답글

    뒤늦지만 그래도 아무튼, 봐서 후회 없는 작품입니다.
  • 천미르 2007/12/27 00:38 # 답글

    22화부터 27화까지 남으신 겁니까...개인적으로 22,24,25,26,27화 등, 거의 다 쩔대로 쩌는 최강 열혈과 감동이...아, 부러워라. 그걸 아직 안 보셨다니...(그렌라가안;)
  • 스킬 2007/12/27 00:58 # 답글

    22화 이후가.... 정말.... -_-;;;;

    이후로 드릴을 다루는 작품은 항상 이 작품과 비교 될겁니다.
  • An_Oz 2007/12/27 01:06 # 답글

    아 진짜... 윗분들 말씀대로 요새말 쓰자면 쩔어요....
  • 은여 2007/12/27 10:06 # 답글

    왠만하면 뒤 쪽 부분은 한번에 몰아보시지 말고 천천히 하나하나 곱씹으며 보시는 걸 권장합니다// 정말 3대가 후회해요(...)
  • 닥터오진 2007/12/27 12:14 # 삭제 답글

    흠흠, 좋은 작품이죠.
  • MATARAEL 2007/12/27 23:15 # 답글

    오오, 그렌라간 이야기에 보내주시는 열화와 같은 성원에 다시 한번 드릴의 파워를 실감하게 됩니다.

    그렇잖아도 이거 쓴 전날 밤에 21화까지 끝낸 상태에서 예고편을 봤더니 분위기가 심상찮은게, 이대로 22화에 돌입했다가는 결국 끝까지 보느라 잠은 다 잘 것 같더군요. 여러분들의 덧글을 보니 역시 옳은 판단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얌전히 참고 있다가 주말에 느긋하게 감상하고, 여유있게 감동에 푸~욱 젖어보려고 합니다.
  • 만년네이놈 2008/01/03 15:33 # 삭제 답글

    저도 천원돌파 완전사랑! 홍백에 노래까지 나오더군요. ㄷㄷ
  • 현상 2008/01/06 19:58 # 삭제 답글

    제목만 들으면 딱 이겁니다. '천원만 주면 뭐든지 다 한다~'
  • MATARAEL 2008/01/07 00:34 # 답글

    만년 > 역시 그 나카가와 쇼코인가 하는 사람이 주제가를 불렀던 영향이 컸었나보구나.

    현상님 > 실제로 처음 방영되기 시작할때 1000 에 대한 농담이 많이 오가곤 했었지요.... 딱 물가지수나 환율 상승에 대한 이야기 삘이 나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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