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킹아워즈 3월호 지오브리더스 관련 外

구입한지는 벌써 한달이 넘어가는데 이제야 이야기해보게 되는군요.

그러고보니 만화잡지를 마지막으로 산 게 언제였을까요. 분명 아이큐점프나 소년챔프 초창기 시절만 해도 매주 열심히 사서 재밌게 보던 기억이 나는데, 공부해야 한다는 핑계로 구입을 중지한 이후로 만화잡지를 사보게 된 일은 단 한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이후로는 대신 당시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책 대여 차량에서 꾸준히 빌려댔으니 하는 짓 자체는 똑같았지만 말입니다;

하여튼 그렇게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단 한번도 구입 안하던 만화잡지를 갑자기 사오게 되었습니다. 계기가 된 것은 표지에 적혀있던 사소한 문구 하나.

지오브리더스 150회 기념 미니 화집


어느 새 정신이 들고 보니 계산을 끝내고 가방에 주섬주섬 집어넣고 있었습..... ..

물론 이런 식으로 들어있는 미니화집이라는게 그다지 기대할만한게 못된다는 사실은 이미 짐작하고 있습니다만 굳이 변명을 해보자면 뭐랄까요. 지금까지 항상 지오브리더스를 단행본이라는 한 템포 늦은 매체를 통해서만 보아왔는데, 팬으로서 한번쯤은 이렇게 '리얼타임'이랄까 '현재진행형'으로 접해보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그런거로 손에 넣게 된 대망의 지오브리더스 미니 화집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와하하-_- 뭐 다 이런거죠. 하여튼 저 사이즈로 해서 일러스트들을 칼라로 실어놓은 책 속의 책 형식의 화집입니다. 일단은 카구라 종합경비의 OL들, 애완고양이, 하운드의 나루사와 양의 새로 그린 오리지널 일러스트를 한 페이지씩 싣고 있는 외에도 단행본 표지나 속표지 등으로 쓰였던 일러스트가 수록되어 있군요. 음... 각 캐릭터의 오리지널 솔로 일러스트는 시간에 쫓겨서 그린건지 그다지 퀄리티가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특히 히메하기 유우의 경우는 상당히 뚱- 한 얼굴이 되어버린게 참 아쉽네요.
다음은 훨씬 관심은 많이 가지만 어차피 이쪽과는 인연은 없는 150회 기념 선물 이벤트. 42명에게 주어지는 A상은 이번의 여성진 솔로 일러스트 A4 사이즈에 작가 사인을 해서 증정하는 한편, 8명에게 주어지는 B상은 지정한 캐릭터 1명을 작가가 직접 흑백 일러스트로 그려준다고 하는군요. 저라면 다른 캐릭터들은 그동안 일러스트가 많이 있었으니 후생성의 이리에씨나 비서인 코토이양을 부탁해볼것 같습니다. 뭐 그림의 떡이지만....

그것보다는 이벤트 광고 페이지에 실린 작가의 짧은 말이 있는데 이게 제법 재미있습니다.

저자로부터 ~ 연재 150회를 맞이하여 ~

연재 150회째라고 하네요.

아워즈에서 제일 고참이 된 지도 오래입니다만, 그동안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께는 수고 많으셨다고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100화를 기점으로 전체적인 방향전환을 (일단은 당초의 예정에 가까운 형태로) 완료한 지오브리입니다만, 이후 경유할 예정이었던 전개를 꽤나 뭉텅뭉텅 잘라내다보니 현재 스토리가 꽤나 후다닥 굴러가고 있습니다.

이후로는 이대로 눈을 질끈 감고 똑바로 달려나가기만 한다면 편하겠습니다만, 후반의 전개를 구상하던 시절과는 사회 정세도 기술도 작자의 사고방식도 훌쩍 바뀌어버렸기에 (그야 네트워크나 PC는 커녕 휴대전화조차 보급되어 있지 않던 시대에 시작했으니까요), 실제로는 아직도 손으로 더듬어나가면서 한발씩 비틀거리면서 전진중입니다. 골인 지점은 과연 어디일까요.

2008년 1월 모일 이토 아키히로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100화는 표지 디자인부터 일신되면서 분위기가 상당히 타이트해진 11권부터의 이야기입니다. 뭉텅뭉텅 잘려나간 스토리가 어떤 것이었는지, 장기연재를 이어가면서 작가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이래저래 궁금하긴 하네요.


기왕 영킹 아워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으니 다른 몇 가지 감상도 적어보자면.

1. 콤비니 DMZ

4개 세력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지역에 유일한 비분쟁지대로서 설치된 편의점의 이야기인데, 작가는 국내에는 '매복병'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만화를 그린 밀리터리 덕후 만화가 사오 사토루 입니다.

매복병은 좋아하시는 분도 많던 것 같은데 글쎄요, 저는 이 작가는 그다지 좋게 볼 수가 없습니다. 밀리터리를 소재로 개그를 하는 거야 좋은데 소위 말하는 '평화보케'스러운 성향이 너무 드러나다보니 말이죠. "군대에 다녀오지 않은 놈은 군대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면 안돼!" 라는 식의 유치한 투정을 부리는 건 아닙니다만.... 이러한 소재를 개그로 풀어나간다는 건 적어도 해당 분야에 대해서 어느정도 피부로 접하고 느낀 실질적인 체험과 인식이 필요한 복잡한 영역이라고 생각됩니다. 고작해야 수박 겉핥기로만 쌓은 지식이 전부로 보이는 이 작가에게는 너무 무거운 짐이 아닐지. 애초에 저 '매복병'도 1권인가 2권에서 '철없는 양아치가 군사훈련 몇주 받더니 사람 되서 돌아왔다'라는, 요즘은 훈련소 조교들도 민망해서 헛웃음을 지을 수준의 쌍팔년도 스토리를 자랑스럽게 풀어나가는 거 보고 곧바로 덮었습니다만...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이 만화도 벌써 단행본 1권이 나왔군요. 오오 밀덕파워 오오...

2. 엑셀사가

그동안 못보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엑셀과 엘가라는 더욱 핀치에 빠져있...는데 생각해보니 이들은 이전부터 매일매일이 핀치였었지요. 엘가라는 처음에 등장해서 엑셀에게 바득바득 대들때만 해도 밉살스러우면서도 힘이 넘쳐보였는데, 이제 엑셀한테 완전히 휘말리면서 울상이 되서 고생하는 거보니 불쌍하면서도 귀염도는 상승하고 있습니다.

3. 지오브리더스

절대절명의 상황에 놓여있는 카구라 사원들인데.... 푸하하하, 이 와중에까지 여유 넘치는 개그를 해줄 줄은 몰랐습니다. 타바가 의도적으로 교섭을 파탄내기 위해서 내거는 조건들이라는게.... (내용누설까지는 아니지만 가려둡니다)

하나, 즉시 .30 마우저탄 300발을 준비하라!,
하나, 즉각 럭키스트라이크 울트라 라이트 열 보루를 준비하라!
(유우: 아니, 그거 이제 안 파는데...)
하나, 즉각 근처의 편의점에 가서 이하의 물건을 주문하라!
(경찰: 저게 지금 장난하냐! 우릴 바보 취급하고 있어!)
하나, 데미소스 햄버거 도시락 하나! 된장까스 도시락 하나! (중략) 장어구이 도시락 하나!
(기동대 대원: 장어덮밥 캠페인은 이미 종료되었습니다!)
(기동대 대장: 저놈, 저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다니!)
아임스의 체중관리용 치킨맛 하나!
(간부 1: 최후의 요구는 뭐지?)
(간부 2: 고양이 먹이입니다. 우리 집에서도 쓰고 있습니다)
(간부 3: 뭔가 암호일지도 모르겠군요)
하나, 몸값으로 5억엔을 낡은 2천엔권 지폐로 준비하라!
하나, 도주용 차량으로 방탄, 대폭발 사양의 도요타 센츄리 리무진을 준비하라!
하나! 마찬가지로 도주용으로 중부국제공항에 보잉 767형 포케몬제트를 준비하라!
(간부: 요구를 실현시킬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간부: 각성제 중독자겠지, 틀림없어)


음, 이런 상황에서까지 유쾌함을 잊지 않는 여유로움이 좋습니다.

4.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

꾸준히 사보는게 아닌, 이렇게 뜬금없이 잡지를 구입했을 경우 가장 보기 편한게 이렇게 짧은 에피소드 위주의 작품이 되겠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가끔씩 한번 나와주는 우주인/유령 등의 비현실적인 스토리 계열 + 언어유희 계열인데, 피식 웃게 만들면서도 훈훈한 뒷사정이 밝혀지는 '그래마을'다운 스토리로군요.

5. 아오바 자전거가게

이번에도 아오바는 형제자매간의 물려받기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내는군요. 아아 무서운 아이...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연재를 해온 것 같은데도 아직도 다양한 생활 속의 이야기를 자전거와 연결시키는 솜씨는 녹슬지 않은 것 같은데, 소재 자체에 대한 애정도 있겠지만 작가 자신도 그만큼 확고하게 성장해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만화도 한동안 안 보고 있었는데 간만에 만화방 가서 그동안 발매된 분량을 마저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오오이시 마사루의 '물의 혹성 연대기 시리즈: 올바른 지도' 가 그림 터치도 좋고 담담한 묘사도 괜찮아서 관심이 가긴 하는데 아직은 1% 부족한 것 같기도 합니다.

덧글

  • 벨제뷔트 2008/03/30 16:56 # 답글

    그래마을은 제 마음 속에서 이미 요츠바랑 거의 같은 위치에 있습니다... 하아~.
  • 청야적월 2008/03/30 18:18 # 답글

    지오브리더즈는 저도 좋아합니다. 박력 넘치는 액션과 들른 동네 마다 박살을 내버리는 연출이 진짜 멋지죠.

    그런데 카구라 사원들은 언제나 절대절명 위기에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아니면 폭풍전의 고요라던가요.
  • 아레스실버 2008/03/30 18:28 # 답글

    영킹아워즈는 6개월분량까진 모은 적이 있는데 역시나...
    잡지는 구독 안 하면 보기 힘든 것 같아요. (점프나 매거진이나 선데이 정도가 아니면)
  • 까날 2008/03/30 19:11 # 답글

    영킹아워즈는 물의 혹성 연대기만 믿고 가는거죠....(문제 발언)
  • 스킬 2008/03/30 19:20 # 답글

    물의 혹성 연대기 시리즈죠. 지오브리더스는 당연하고요. ^^
  • NOT_DiGITAL 2008/03/31 00:16 # 답글

    ...타바도 그동안 많은 스킬업을 이뤘군요.(먼산)

    NOT DiGITAL
  • 觀鷄者 2008/03/31 10:23 # 답글

    요구 조건들이 정말 유쾌하군요;) 저라면 PPSH-41 두 세 자루를 추가 주문할 겁니다^^;
  • MATARAEL 2008/03/31 17:59 # 답글

    벨제뷔트님 > 사실 저는 아즈망가 대왕 후반부에서 요츠바로 이어져오는 스타일에 대해서 좀 껄끄럽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보니 그래마을 쪽에 더 손을 들어주게 되네요. 이에 대해서는 언젠가 한번 짤막하게 정리해볼지도. (안할지도)

    청야적월님 > 에... 그게 이번엔 상황이 좀 많이 살벌합니다. 내용 누설을 각오하고 팬사이트의 감상들을 대충 둘러본 바로는, 바로 전회까지만 해도 상당히 어두운 분위기였던 것 같더군요.

    아레스실버님 > 가벼운 마음으로 구입하고 재밌게 한두번 읽어주고 부담없이 쌓아두다가 버릴수 있다면 이상적일텐데, 아무래도 외국 잡지다보니 좀 부담이 되네요.

    까날님, 스킬님 > 이번에 처음 보게 되면서 '괜찮은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미지수' 정도로 점수를 매겨두고 있었는데, 말씀을 들어보니 그 이상의 기대를 해봐도 좋을 것 같군요! 찾아보니 에로(....)경력을 포함하면 작품활동도 꽤 오래 해온 것 같고 말이죠.

    NOT_DiGITAL님 > 역시 시련이 사람을 성장시키는 겁니다. 게다가 저 내용 바로 뒤에 모모씨를 공개적으로 엿먹이는 장면까지 보면 껄껄 웃으며 절로 박수를 치게 되지요.

    觀鷄者님 > 한 자루도 아니고 두세 자루라니, 참으로 사악한 요구조건입니다! 덤으로 리버레이터 - 반드시 2차대전 당시 유럽 현지에 뿌렸다가 회수된 순정품으로 가져올 것- 도 추가하시는 게 어떨까요?
  • 잠본이 2008/04/21 21:05 # 답글

    크하하하 포○몬제트에서 뒤집어졌습니다 OTL
  • MATARAEL 2008/04/23 15:07 # 답글

    원문에서는 혹시나 생길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포○몬제트' 라고 표시해놨던 걸 용케 알아채셨군요!

    그 외에도 '낡은 2천엔권 지폐'라던지, '도요타 센츄리 리무진' 등, 사정을 알고 나면 더욱 재미있는 요구조건들입니다.
  • 미스트 2008/08/26 00:03 # 답글

    콤비니 DMZ라... 보고 싶어지네요. :-)

    제가 그 매복병을 재미있게 본 사람입니다. (..........)
    근데 그 에피소드는 훈련소 갔다와도 인간은 안변하더라 하는 스토리가 아니었나요 ;;; (.......)
  • 미스트 2008/08/26 00:07 # 답글

    아오바, 무서운 아이... ...

    제 동생들(!)이 난데없이 자전거를 사더니 자전거를 탄답시고 난리를 부리더군요.
    근데 어느날 동생방을 보니 내 마음속 풍금도 아니고 내 마음 속 자전거라는 만화가 한 질... ..... ..........어?!

    결국 전 형제들 중 유일하게 자전거를 못타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
  • MATARAEL 2008/08/26 15:12 # 답글

    매복병 작가의 문제는 결국 철두철미하게 진지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아예 어깨에 힘빼고 가볍게 나가는 것도 아닌 채 어정쩡한 영역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도 싶네요.

    아오바의 자전거 세뇌광선은 무시무시하지요. 요즘은 자전거를 파는 것 뿐만이 아니라 오버홀 서비스 홍보 등 사업 다각화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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