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주온2 시사회

어느날 술자리에서, 주온 2 시사회에 갔던 친구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전작인 주온이 국내에서 좋은 흥행 성적을 올렸기 때문인지, 주온 2의 시사회는 감독과 배우, 국내외 취재진에 팬클럽까지 초청해서 제법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시사회장 앞에는 웬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까지 와 있었더라고 하더군요. (무슨 코스프레인지, 왜 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주온 2의 주연 배우였던 사카이 노리코씨라고 하면, 90년대 즈음에 애니메나 일본 아이돌에 어느정도 관심이 있던 분이라면 이름 정도는 한번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국내에도 아직 팬들이 좀 있는 것 같은데, 기획사 측에서도 이 점에 주목해서 그녀를 중심으로 하여 이벤트를 진행했답니다. 감독에게는 인사나 겨우 할수 있을 정도의 시간만 준 데 반해서, 사카이 씨에게는 한 30분이 넘게 시간을 할애했다고 하니까요. 그 자리에는 물론 그녀의 팬클럽 회원들도 와서는 행사 내내 열성적인-_-지지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비롯한 몇가지 순서가 진행된 후, 사회자가 사카이 노리코씨를 위해서 팬클럽 여러분들이 준비한게 있다는 멘트와 함께 5~10명 정도의 남녀 팬들을 무대 위로 올라오게 했답니다. 무대로 올라온 팬 여러분들은 사카이 씨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고 서더니 그녀 쪽으로 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호기심과 기대에 찬 관객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면서....

허우적

허우적

허우적

중앙에 선 사카이 노리코씨를 향하여 한마음 한뜻으로 기괴하게 팔을 허우적대기 시작했습니다!


에.... 그 친구도 나중에 알게 된 것입니다만, 이때 흘러나온 노래는 물론 사카이 노리코씨의 노래이며,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에서는 그녀가 가사에 따라서 수화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뭐, "우리들은 그 뮤직비디오의 수화 장면까지도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당신과 당신의 노래를 좋아한답니다^-^/" 라는 의사 표현이라는 거겠지요. 이 얼마나 정성이 담긴 선물이란 말입니까!
정말?

하여튼 뭐, 그 자리에 있던 다른 관객들이 공포신문 얼굴이 되어서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집단 허우적수화는 계속되었습니다. 수화 멤버 중 남성 팬 두명 정도는 너무 기뻤는지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고.... 처음에는 생각도 못했던 환대에 기쁨과 감사를 표하며 환하게 웃던 사카이 노리코씨 본인도, 약 30초 쯤 지나자 경악과 공포에 얼굴이 흙빛으로 변해가면서도 차마 영업 스마일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고 합니다.
웬지 이런 장면이 떠오릅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그 뒤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차마 두려워서 아무도 물을 엄두를 못 냈던 것이지요.... 다만, 이야기를 끝낸 친구는 단숨에 술잔을 비우고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영화보다 그게 더 무서웠어"

그렇고 말고.

덧글

  • 오마케 2004/09/30 15:43 # 답글

    내가 지금까지 '이글루' 에서 본 글 중에...

    최고다. 할렐루야!
  • 神宮寺만년 2004/09/30 15:47 # 삭제 답글

    아멘!
  • hishono 2004/09/30 15:51 # 삭제 답글

    '아이콘에게 보내는 찬사, 30초를 넘기면 실패다' 라는 책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허나....

    '다만, 이야기를 끝낸 친구는 단숨에 술잔을 비우고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 상투적입니다. (3점)
  • iamsia 2004/09/30 15:55 # 답글

    파하하하. 즐겁게 읽고 갑니다.
    첨가된 삽화는 최고로군요. -_-)b
  • 神宮寺만년 2004/09/30 15:56 # 삭제 답글

    빠진게 있다. 나 이거 시사회 ETN에서 화면으로 봤는데
    마지막에 그 '눈물겨운 팬들'에게 둘러쌓여서 사진을 찍는 가운데의 노리코 사카이양과의 그림은 마치..

    '공포영화에서 원령에 둘러쌓여서 사진찍는 그 모습'-_-그 장관이더군
  • Morgain 2004/09/30 16:04 # 답글

    간만에 대박이군.
    나도 눈물을 흘리며 읽고간다. 막내봉.
  • torizan 2004/09/30 16:26 # 삭제 답글

    노리코씨 두번다시 방한하는 모습을 볼 수 없겠군....
    모조리 쏴버릴테다.....항상 하는 말이지만...
    말로해!!!!
  • analoger 2004/09/30 20:37 # 삭제 답글

    시사회에 걸맞는 퍼포먼스
  • NOT_DiGITAL 2004/09/30 23:27 # 답글

    .........OTL

    NOT DiGITAL
  • 시대유감 2004/10/02 11:31 # 답글

    신흥 종교 등장!!
  • MATARAEL 2004/10/03 14:34 # 답글

    오남작 > 빅토리아!

    만년 > 오멘! 아니 뭐 실은 공포영화 시사회였으니까 그것에 컨셉트를 맞춘 걸지도.

    hishono > 예리한 지적이 가슴을 후벼팝니다. 실은 마무리는 전통적인 괴담 이야기의 방식을 답습하고 싶었는데 잘 안되는구만요.

    iamsia님 > 재밌으셨다니 다행이로군요.
    참고로 삽화의 출처는 첫번째는 츠노다 지로의 만화 <공포신문>의 표지에서, 두번째는 개그만화 <극락 사과군>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Morgain > 그 눈물은 필경 사카이 노리코씨의 당시의 심경을 생각하면서 느낀 측은지심의 발로라 믿습니다. 대자대비나무관세음보살 (뭔가 이상하군요)

    torizan > 주온 3가 나왔는데 또 주연을 맡게 된다면 싫어도 기획사에 가라면 가야죠. 근데 어차피 주온 2는 별로 안팔리지 않았던가요?

    analoger > (공포물)시사회에 걸맞는 (공포)퍼포먼스. 이 말을 하고 싶었던겐가요?
  • MATARAEL 2004/10/03 14:38 # 답글

    NOT_DiGITAL님 > 그녀는 돌아가서 아는 사람들에게
    "이번에 한국에 갔더니 팬 여러분들이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셨답니다 OTL"

    이라 말했을지도 모르죠. -OTL 부착 분위기 역전의 법칙-

    시대유감님 > 교주님이 이쁘시다는 점에서 오움 진리교보다 3만오천팔백배 정도 낫습니다.
  • 현상 2004/10/04 09:14 # 답글

    공포 영화는 패쑤~~
  • MATARAEL 2004/10/04 23:02 # 답글

    현상님 > 저도 공포영화는 무서워서 혼자서는 절대 안보고 여럿이서는 낄낄대면서 봅니다.
  • 옹순이 2006/11/13 15:16 # 삭제 답글

    주온2보기만해도무섭네요암튼잼밌네ㅠㅠ 지금졸려서그만심심하구주온2볼레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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