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자유연애 금지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관련해서 문득 떠오른 생각.
야이 새퀴들아 출산률 저하 문제가 왜 일어나는지 알아? 지금 한창 연애하고 결혼하고 애 낳을 세대들이, 남녀칠세부동석에 선봐서 결혼하는게 상식이던 시대에 억압된 청소년기를 보내다보니 연애세포가 다 사멸해서 그런거야. 그래놓고 나서 막상 성인이 되고나니 어느새 세상은 개인의 연애능력을 대폭 요구하는 무한경쟁시대가 되어있고 거기 적응을 못하니 연애를 못하고 결혼을 못하고 애를 못 낳는거지!!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수련을 해도 모자랄 이 중차대한 시기에 자유연애 금지라니 네 이놈, 설마 프리메이슨의 자객이냐?!


물론 10초만에 떠올린 농담이니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출산율 저하 문제는 역시 사회, 경제적 배경에 원인이 있을테니까요. ....근데 여기다가 적당히 그럴듯한 (=입맛에 맞는) 데이터나 통계를 적당히 갖다붙여주면 믿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을 것 같습니다. 특히 사춘기 시절에 그림같은 풋풋한 사랑을 해보지 못한 것을 통한으로 삼고 있는 이 땅의 솔로들이라면 눈물을 좔좔 흘리며 동의할지도.


사실 이 문제를 보고 가장 처음에 떠올린 건, 니혼바시 요코의 배구 만화인 '소녀 파이트' 4권에서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등장인물인 남녀 고교생이 우연히 만난 예전의 선생님한테 자신들이 교제중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부분인데요.

"선생님 있잖아요, 우리 사귀고 있습니다!~"

"....그래? 그거 잘됐구나."
"네?!"

"사귀거나 결혼하거나 하면 자신의 평가가 상대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너희도 슬슬 자신의 몸은 자신만의 것이 아니란 걸 자각할 만한 나이야"


한창 발정난 사춘기 학생들이 이런 걸 신경쓸 리가 있겠냐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아무리 발랑까졌다 해도 그 나이 애들이 첫눈에 사랑을 불태우면서 곧바로 원나잇스탠드로 돌입할 일은 없겠죠; 이게 무슨 야겜도 아니고 개인으로서의 '나'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의 '나'를 인식하고 고민하게 되는 긍정적인 기회라는 측면을 잡아냈다는 점에서, 니혼바시 요코 쪽이 위의 1번 분보다는 청소년들의 연애에 대해서 훨씬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교육감의 자질이란게 청소년 연애애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부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닐 테지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런 세세한 사항에 신경쓰기보다는, 팀킬갑제 선생님의 혜안을 '창의적으로' 존중해드리기로 결심했습니다 ^ㅂ^



P.S 뒤늦게 추가하자면, 실은 '시이나백화점' 중에서의 이 4컷도 떠올리긴 했었습니다.
'스파이'만 다른 단어로 바꿔주면 묘한 싱크로가.....

덧글

  • 벨제뷔트 2008/07/27 15:42 # 답글

    대체 누구를 찍어야 할지 막막했는데... 큰 힌트를 주신 조깝제 선생님께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홀홀홀.
  • BLUE-PSY 2008/07/27 18:27 # 답글

    갑자기 이런 농담이 생각이 납니다.
    둘이 들어갔다 셋이 나온다는 학교.
  • SPACE 2008/07/28 00:34 # 답글

    저분께서는 자폭수를 날려주신거죠....-ㅅ-;;
  • analoger 2008/07/28 11:29 # 답글

    주인장을 포함한 위에분들 모두 신고하겠습니다. 서에서 뵙죠.
    죄목이 뭐냐하면 선거법위반입니다~.

    '천민이 감히 선거이야기를 나누다니 처벌대상이라능' 이 어떤분들의 입장이라서요.
  • MATARAEL 2008/07/28 13:15 # 답글

    벨제뷔트님 > 그야말로 어둠 속의 오징어잡이배 등불, 제 인생의 모로킨이십니다.

    BLUE-PSY님 > 으음 과연 무슨 뜻일까요. 괴담인것 같기도 하고 악마합체 같기도 하고.

    SPACE님 > 뒤늦게 이거 안되겠다 싶었는지 "오해라능! 쟤 찍지 말라고 한 적 없다능....' 이라면서 츤츤대고 계시더군요.

    analoger > 빵 들어가면 사식 들고 면회 오십쇼. 난 깐풍새우랑 볶음밥이랑 서비스로 주는 군만두 희망.
  • 현상 2008/07/28 15:06 # 삭제 답글

    5번이냐, 6번이냐.... 제 안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 풍신 2008/07/28 16:52 # 답글

    그 농담 왠지 진심으로 받아들였...아니 뭐 솔직히 예전이건 지금이건 한국 교육은 상당히 "금지"를 많이 시키는 방식을 쓰는지라, 그 "금지"와 "규칙을 몰래 어기는"의 사이에서 상당한 굴곡이 성장하면서 커지는 것도 사실이죠.(뭐랄까, 10년 전만해도 차라리 옛날 조선시대 성교육(?)이 훨씬 개방적이었다고 보일 정도...)
  • 벨제뷔트 2008/07/28 23:39 # 답글

    내 인생의 모로킨! 너무나 절묘하군요.

    에브리데~ 영라이프~ 조갑제~♪ (...)
  • MATARAEL 2008/07/29 12:24 # 답글

    현상님 > 전 너무 대충 살펴본게 아닌가 하고 좀 반성도 하고 있습니다.

    풍신님 > 성가시다 싶은 건 싸그리 금지시켜버리는게 관리하는 쪽에서는 귀찮게 고민할 필요도 없고 편할테니까요.

    문제는 요즘 세상은 사방이 뻥 뚫려서 옛날의 그런 방식이 더 이상 안 통한다는 점. 그렇게 주변에 쫙 금 그어놓고 가끔 그거 밟는 애들만 조지면서 만족하고 있는 사이에 다른 애들은 펄쩍펄쩍 뛰어넘고 있는 거죠.

    벨제뷔트님 > 기왕이면 이렇게 해보는게 더 좋을 것 같네요.

    에브리데~ 뉴라이트~ 조갑제~♪

    (....)
  • 업무시간몰래만년 2008/07/31 16:25 # 삭제 답글

    아..이걸 어제봤으면 진짜 뒤집어졌을텐데 오늘 결과보고 나니 울적한 느낌이 감도는군요. 하지만 전 빠삐놈 신의 가호를 받고 있어 괜찮을거라능. 그렇다능.
  • MATARAEL 2008/08/06 10:40 # 답글

    십년 후에는 공 교육감이 이끄는 10만 마법사 군단이 세계를 호령할 것이니 기대하셔도 좋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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