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젤란 - 코스모플리트 컬렉션

'코스모플리트 컬렉션 기동전사 건담'에 이어서 전작에서 다루지 않았던 1년전쟁 등장 함선들 및 0083의 함선을 추가한 '코스모플리트 컬렉션 기동전사 건담 ACT 2'. 가장 먼저 뜯어본 것은 당연히(?) 연방군의 마젤란급 전함입니다.

마젤란급 전함 (マゼラン級 Magellan class)은 '기동전사 건담'에 등장하는 지구연방군의 주력 우주전함으로, 본래 살라미스급 순양함과 함께 연방 우주함대의 중핵을 이루고 있던 함선입니다. 1년전쟁 이전까지 연방의 전술 교리를 굳건하게 지배하던 거함거포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인 마젤란급은 그 강력한 화력으로 함대간의 포격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노프스키 입자 산포하의 유시계 전투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그러한 장점은 거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지온의 신병기 MS에게 철저하게 유린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전장의 주역 자리를 빼앗긴 마젤란급은, 결국 2차대전 당시 비스마르크나 야마토가 그러했던 것처럼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채 도태되고 맙니다. 이후 대폭적인 개수를 통해 오랜 기간 살아남은 살라미스급과 달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만한 유연성이 부족했던 것이지요. 그 때문에 이 전함은 종종 지구연방 수뇌부의 무능함과 구태의연함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그려지곤 합니다.

그리프스 전쟁 시기에만 해도 전장에서 자취를 감춘 마젤란급이지만, 1년전쟁의 영향이 아직 남아있던 시기를 다룬 0083에서는 약간의 개수를 거친 마젤란 改로 다시 등장합니다. 여기에는 시기적인 이유 외에도 앞서 말한 마젤란급의 부정적인 이미지도 큰 역할을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지구연방 수뇌부의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이 마젤란급과 이후 다루게 될 버밍검급은 더할나위 없이 좋은 상징이 되었으니까요.

1년전쟁에서의 뼈아픈 경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거함거포주의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인지, 이 마젤란 改 급은 기존 마젤란급의 선체 디테일을 좀더 깔끔하게 수정한 외에는 이렇다할 변경점이 없습니다. 0083 버전의 살라미스 改 (MS 운용능력을 갖춘 제타 건담에서의 살라미스 改와는 별개) 역시 포격전 능력을 강화시킨 형태로 설계되는 시대였던 만큼, 애초부터 포격전에 특화된 마젤란급에는 이렇다 할 개수는 필요없었던 것이겠지요.
실은 '건담 센티넬'에서 MS 운용을 가능하게 개수한 또다른 마젤란 改가 등장해주긴 합니다. 전방의 상하주포를 철거하고 그 부분에 MS 덱을 설치한 형태인데, 좀 억지로 갖다붙인 티가 나긴 해도 각진 함수 부분이 나름대로의 풍미가 있습니다. 다만 이 센티넬이라는 것이 출신성분 상 워낙 구박받는 어둠의 자식이라서 설정자료집 등에서도 완전히 무시당하는 걸 보면, 이런 식으로 제품화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군요.


작품 중에 등장하는 이 계열 전함으로는 루움 전투에서 침몰한 레빌 중장의 기함 아난케, 센티넬에서는 킬리만자로나 블루 란 등 다수가 있지만, 아무래도 개별 함명보다는 그냥 '마젤란급'으로 기억되는 경향이 강한 편입니다.




이번 마젤란은 스탠드가 함체와 연결되는 부분이 하필이면 한참 뒤쪽이다보니 좀 불안해보입니다. 실제로 저 추진기 블록은 교체를 위해서 분리할 수 있는 부분이다보니, 연결부분이 헐거워지면서 앞으로 축 처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군요.
추진기 블록은 일반 형태와 부스터 장착 형태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두 척 사놓으니 이럴때 편리하군요)
뭉툭하고 밋밋한 맛이 있는 살라미스급과는 달리 마젤란급은 삐죽빼죽하고 날카로운 인상이 강한 편입니다. 그런 인상은 특히 이 코스모플리트 버전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는데, 이것은 전방의 상하 2연장 주포 포탑이 설정화보다 훨씬 크고 길게 만들어져있기 때문입니다.
코스모플리트에 전통적으로 부속되는 함재기. 이번에는 GM과 함께 연방의 대표적인 기동병기인 RB-79 볼이 들어있습니다. 여전히 손톱만한 기체를 색칠해놓은 솜씨는 보통이 아닌데, 특히나 이 볼은 디자인이 심플한 만큼 다른 함재기 / MS들보다도 훨씬 깨끗하게 완성되어 있습니다.
함저에 부착하는 대기권 돌입용 캡슐입니다. 살라미스의 대기권 돌입 캡슐은 스탠드에 따로 고정하게 되어 있었지만, 이 마젤란의 경우에는 함저에 붙여놓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과거에 나온 게임 -아마도 기렌의 야망이었던 걸로 기억- 에서는 격침당하는 아난케에서 레빌 중장을 태운 이 캡슐이 탈출하다가 검은 삼연성에게 포획당하는 장면이 나왔었죠.
이번에는 유난히 런너 자국이 확 눈에 띄는게 좀 불만이긴 합니다만, 부품이 워낙 작다보니 니퍼 하나만 갖고는 다듬는 것도 한계가 있더군요. 줄로 좀 갈아내고 비슷한 색으로 절단면도 칠해주면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이상에 불과합니다. (어차피 이정도로 확대해서 볼 일도 없습니다)
함체 자체를 구성하는 연질 소재는 유연성이 있어서 파손의 위험을 줄여주긴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이런 식의 뒤틀림이 나타날 때가 있습니다. 다행히도 이쪽 한 척만 그랬고, 자세히 보지 않는 한 그다지 눈에 안 띄니 크게 신경은 안 쓰이네요.
거의 완성된 상태인 제품이긴 해도 몇몇 부분에서는 조립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여기 보이는 함교 뒤의 안테나(뿔?)처럼 보이는 구조물이 특히 그랬는데요, 연질 구조로 된 함교 후방에 뚫린 좁은 구멍에 그보다 약간 큰 부품을 쑤셔넣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품이 작다보니 손가락으로 잡기 힘들고, 그렇다고 뻰찌로 잡을 수도 없고... 겨우겨우 고정은 시켰지만 여전히 좀 불안합니다.

양산형은 역시 두 대 이상 늘어놔줘야 제 맛이죠.
(클릭하면 커집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변함없는 코스모플리트입니다. 앞서 말한 포탑의 오버 사이즈라던지 입체조형으로 옮겨지면서 드러나게 된 '마젤란 실은 옆모습이 은근히 얍삽하게 생겼다!'라는 사실 등 사소한 요소를 제외하면 적당히 만족스러운 제품이로군요. 이제 콜롬부스급 수송함만 나와주면 1년전쟁 연방 함대는 완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무리.

덧글

  • 울트라김군 2008/09/21 20:59 # 답글

    이 제품에서 가장 기뻤던것은 박스 옆에 '이 안에는 XX가 들어있다.'라고
    친절히 써놨던 부분입니다.원하는것만 골라 살수 있었죠.
  • 월광토끼 2008/09/22 03:27 # 답글

    허억허억 마젤란급 너무나 멋있어요 ㅠㅠ 거함거포 쫭
  • MATARAEL 2008/09/24 14:02 # 답글

    울트라김군님 > 그야말로 시크릿과 랜덤과 색바꾸기로 얼룩진 일본 미개봉 피규어의 오욕의 역사에 광명을 가져다주는 속죄와 반성의 순간이었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더블 마젤란도 간단히 획득했네요.

    월광토끼님 > 뇌내 최종순위로는 결국 살라미스에 밀리긴 하지만 그래도 마젤란의 요새와도 같은 당당한 모습은 정말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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