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기어스 막판 뒤집어보기

예전에 데스노트 만화판의 마지막 장면을 적당히 편집해서 '실은 이건 모두가 작당해서 라이토를 속여먹은 몰래카메라였음' 이라는 내용으로 절묘하게 편집해놓은 패러디가 있었죠. 코드기어스 2기 엔딩을 보다가 갑자기 그게 떠올라서 끄적여본 내용입니다만.



***************************************

나나리: 오라버니, 사랑하고 있어요!
루루슈: 정말.... 이냐...... 나....나리....
나나리: 네!! 설령 온 세상이 오라버니를 증오하고 매도한다 할지라도 다시는 오라버니를 져버리지 않아요!!
루루슈: 그래.... 정말이란 말이지....
나나리: 정말이예요, 그러니까 제발 죽지 말아요 오라버니, 아아, 이렇게나 피가.... 피가..... 피비린내가....?

처참한 광경에 놀란 나머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던, 공포나 슬픔보다는 식욕을 자극하는 강렬한 향기에 소녀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후각에 이끌리듯이 수년 전 어느 날의 감각들이 떠올랐다. 그녀의 생일 파티 음식을 준비하겠다며 직접 솜씨를 발휘하던 루루슈의 경쾌한 발소리, 손님들의 떠들썩하면서도 정겨운 소음, 오전의 햇살의 포근한 느낌. 메인 디쉬에 곁들여진 칠리 소스의 매콤한 맛...........

......칠리 소스??

나나리는 절대로 보고 싶지 않던 것이, 혹은 무엇보다도 보고 싶었던 것이 기다리고 있다는 예감에 바들바들 떨면서 오빠의 얼굴을 향해 시선을 되돌렸다.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그녀의 커다란 눈동자에 비친 것은, 차라리 자신에게 기어스를 걸 때처럼 표독함으로 가득 차 있는 편이 나았으리라 생각될 정도로 헤벌레하게 웃고 있는 루루슈의 얼굴이었던 것이다.

루루슈: 으허허허허 나나리~
나나리: $#@&^#&#@!?!!

****************************************


나나리: 하지만… 하지만 슈나이젤 오라버님은 루루슈 오라버님의 기어스에 걸렸다고…

슈나이젤: 음? 이걸 말하는 거니 나나리?

(갑자기 공허한 눈동자를 하고 전신의 근육을 이완시키며) 말씀하신 대로 따르겠습니다. 루루슈님.

코넬리아: 과연, 언제 봐도 완벽한 솜씨군요. 오라버님.

루루슈: 슈나이젤 형님은 작년 망년회에서 이 개인기로 스자쿠 킥을 제치고 1등을 차지하셨지.

슈나이젤: 올해 망년회도 기대해 두라고. '합중국 닛폰폰'을 완벽히 구사해보일테니까.

루루슈: !!? (나의 부끄러운 흑역사를..... 슈나이젤 이놈!!)

*************************************

나나리: 하지만, 하지만 저는 프레이야로 수많은 생명을 꺼뜨린 죄가 있어요!!
슈나이젤: 하하하~ 나나리는 정말 순진하구나, 그런 무서운 폭탄이 정말로 있을리가 없잖니?
나나리: 그 그렇다면...
루루슈: 그야 물론 CG특수효과지. 디트할트가 여러모로 힘써줬거든. 어~이 디트할트!

군중들 사이에 섞여서 정신없이 카메라를 돌리고 있던 디트할트는 이쪽을 바라보고는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루루슈: 이미 아는 사이겠지만 눈을 뜬 이후로는 처음 만나는 셈이지? 프레이야를 발명한 천재 과학자 니나 아인슈타인 박사란다.

나나리: 네? 하지만 프레이야 같은 건 없다고.

슈나이젤: 아아, 그녀가 발명한 건 기적의 무좀 치료제 ‘프레이야’ 야. 그때 급히 이야기를 지어내면서 떠오르는 대로 주워섬기다 보니 어떻게 그렇게 되었지.

니나: (수줍게 웃으며) 과한 칭찬이십니다, 전하. 단지 유페미아님의 도움이 되고 싶어서 시작한 연구가 운 좋게 성공했을 뿐인 걸요

비렛타: 에? 그 말대로라면 유페미아님은 실은 무…

오렌지: 쉿! 그 이상 말하면 국가기밀누설죄에 해당된다. 말을 삼가게.

비렛타: 아… 시 실례했습니다!!

*************************************


이후 세간에는 죽은 걸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은 사이보그 초인으로 되살아난 600만불의 유페미아 (브리타니아의 의학은 세계 최고!) 라던가 등등 신나게 나가보다가 결국은 포기했습니다. 웬만한 작품은 일부분만 '그거 다 뻥이었음'으로 밀어버리면 수습이 가능한데 이놈의 루루슈는 쌓아온 업보가 워낙 무지막지해서...... 모두가 하하하 웃어넘기는 결말을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있게 만들려면 초반부터 몽땅 갈아엎어야 하겠더군요. 이 죄많은 주인공에게 진정한 구원을 안겨주겠다는 알량한 컨셉 따윈 집어치고 애초부터 전원이 인간성을 내던진 채 블랙코미디를 노렸어야 했나?


덧글

  • 스킬 2008/11/21 22:55 # 답글

    인플레로 인해서 과거 600만불로 개조인간을 만들던 시절과는 좀 틀리죠.
    살인머쉰 제이슨 본을 만드는데3000만불이 들었습니다. ^^;
  • MATARAEL 2008/11/25 16:23 #

    권력을 등에 업은 사상 최악의 '갑' 브리타니아 황실이 억지로 후려쳐서 싸게 만든게 아닐까요. 물론 싼게 비지떡이라고 싸구려 부품 쓴데다가 기어스 후유증까지 남아있다보니 메카 유페미아가 지나간 길에는 풀 한포기 남지 않았다는 전설이...
댓글 입력 영역


Contact

사교의 관 web 폐쇄

PSN ID: Salamis_k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