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항로의 우주전함 디자이너들

무한항로 설정자료집의 미덕 중 하나는, 거의 모든 함선에 개별적으로 누가 디자인했는지 밝히는 ‘디자인 실명제’가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 오버드 포스 등의 우주전함물의 경우에는 메카닉 디자이너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는 게 힘들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부분이 확실하게 되어 있어서 기쁠 따름입니다. (사실 당초에는 디자인 실명제는 바라지도 않고 그저 각 국가별로 누가 담당했는지 정도만 공개해줘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했었죠)

기왕 실명을 확보한 만큼 전 총리 아들의 싸이를 털고 다니는 엘리트 검사가 된 심정으로 구글에서 이리저리 정보를 찾아봤는데요. 여기서는 각 디자이너들의 대한 설명과 함께 각자가 담당한 디자인에 대해서 간단하게 평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구글질만으로 찾는 정보라서 한계가 있으니 추가로 정보가 있으신 분은 제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大久保淳二(오오쿠보 준지)

프로필: 1974년 동경 출신. 전문학교 기술스탭, 영상제작 스탭, 만화 제작 스탭을 거쳐서 1999년부터 프리랜서 디자이너 /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활동 개시. 현재는 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 제작 외에 영상작품이나 게임을 위한 캐릭터 디자인 등의 업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 창작실험기획인 메카닉 디자인 레벨 ‘이즈모 중기(出雲重機)’를 주재하고 있다.

홈페이지: 이즈모중기
동인지: THE EIGHTBIT FIGHTERS CHRONICLES VOL.1



첫 번째로 소개할 오오쿠보 준지는 다른 메카닉 디자이너들과 비교해서 좀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관련으로 유명한 기존 참가작품은 XBOX용 ‘철기’, 소설 ‘FOR THE BARREL’ 정도이며, 그보다는 현실적인 풍경 속에 SF스러운 기계를 조화시킨다는 테마로 다양한 영역에서 창작활동을 해왔다고 하네요. (작품 경향에 대해서는 ‘出雲重機 INDUSTRIAL DIVINITIES’ 소개 페이지를 참조)

그러한 경력 때문인지, 그가 그린 설정화들은 3D 모델링에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디테일이나 채색 등 모든 면에서 이미 하나의 일러스트로서 완성되어 있습니다. 각 함의 전체 형태는 명확한 방향성에 따라 잡혀 있고 세부 묘사에서 보여지는 기능미와 개연성도 충실합니다. 물론 전부 5가지나 되는 세력(국가)을 담당하면서도 각 세력에 속하는 함선들에 각자 확실하게 구분되는 개성을 제대로 부여해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디자이너이기도 하지만, 작업량이나 실력, 홍보에서의 비중 등 여러 면에서 봐도 ‘무한항로’의 메카 디자이너 중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1) 론디발트

론디발트의 함선들은 공통적으로 마치 상자곽을 쌓아 올린듯한 듬직한 디자인에 회색 계열의 바탕색과 차가운 청색 계열로 디테일업한 단조로운 배색이 되어 있습니다. 곡선은커녕 예각조차 보기 힘든 이러한 투박한 스타일은, 대 마젤란 연방의 맹주국이라는 위치가 갖는 보수적, 권위적인 이미지에 무척 잘 들어맞고 있지요.

물론 저는 열광적인 론디발트 지지자입니다. 개발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본래 론디발트에 붙을지 아일라젠에 붙을지 분기를 넣자는 기획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게 구현이 안된 게 실로 아쉬울 따름입니다.
론디발트의 대함거포주의의 결정체인 전함 제스카이어스급. 이 전함에는 “이 함은 실질적으로는 대마젤란 연방의 기술력을 결집시킨 대형 양전자포를 운반하기 위한 이동요새라는 측면이 강하다’ 라는 화끈한 설정이 있습니다.

2) 지마 에뮤

지마 에뮤의 함선들은 직선을 강조한 점이나 배색 등에서 론디발트와 공통점이 많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묘하게 꺾이고 구부러진 기하학적 디자인으로 명확하게 차별화를 하고 있습니다. 서구의 SF물의 우주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러한 스타일은, 통합된 사고체계를 가진 지마 에뮤의 독특한 사회 구조에 맞춰서 잡은 컨셉트겠지요.

3) 네스카쟈
풍부한 자원을 지닌 변방의 소국인 네스카쟈는 레일건이나 매스드라이버 캐논과 같은 실체탄 병기를 중시하는 설계사상을 갖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네스카쟈의 함선들은 대부분 방추형이나 역삼각형의 선체 외곽에 길다란 포신을 장착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술교리는 '성계의 문장'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데, 실제로 디자인 자체도 성계군 순찰함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4) 엘멧처 연방 (일부)
게임 초반에 주로 등장하게 되는 엘멧처 연방 계열의 함선들은 여러 명이 분담해서 맡았습니다. 오오쿠보 쥰지는 그 중에서도 소형함이나 구축함 등의 비교적 작은 함선들을 맡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날렵한 역삼각형의 실루엣으로 통일되어 있군요.

5) 퍼지

정확히 말하자면 우주전함이라기보다는 거대생명체에 가까운 ‘퍼지’는, 압도적인 숫자와 파괴력으로 무감정하게 인류를 삭제해나가는 백신 같은 시스템입니다. 그런 역할에 맞게 생물과 기계의 중간 같은 느낌이 가는 디자인에 검은색 바탕색을 깔고 흉악한 붉은 색으로 디테일을 넣는 식의 배색이 되어 있군요.


鷲尾直広(와시오 나오히로)

프로필: 1972년생. 일본의 메카닉 디자이너. 도쿄 디자이너 학원 졸업. ‘STRANGE KIWI’로 월간 애프터눈 사계상(四季賞)을 수상하면서 데뷰.

대표작:
- 애니메이션
우주의 스텔비아 (메카닉 디자인)
창궁의 파프너 (메카닉 디자인)
기동전사 건담 OO (건담 스로운 및 관련물 디자인)
기동전사 건담 OO 세컨드 시즌 (아르케 건담 및 관련물 디자인)

- SF 소설 일러스트 다수.

- 게임
백가이너(バックガイナー)

- 화집
와시오 나오히로 아트웍스 「STRANGE KIWI」(鷲尾直広 アートワークス「STRANGE KIWI」) 2009년 5월 발매.
고토부키야 홈페이지의 소개 페이지

홈페이지: STRANGE KIWI


와시오 나오히로는 SF 계열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는 메카닉 디자이너입니다. 그가 그린 설정화는 요즘 애니메이션 의 설정자료집 등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스타일로, 가늘지만 뚜렷한 선으로 적정선까지의 디테일까지만 명확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화 담당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까지만을 제공하는 이런 점은 확실히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활동중인 메카닉 디자이너답군요.

와시오 나오히로가 중점적으로 담당한 것은 네지린스와 그 모국인 네지릿드의 함선들입니다. 네지릿드 계열의 함선들은 완만한 곡선을 사용하다가도 때로는 불규칙적인 방향으로 과감하게 뻗어나오는 구조물이 기하학적인 형상을 이루곤 합니다. 지마 에뮤가 서구의 SF작품에서 외계인이나 적이 사용하는 메카닉 같은 스타일이라면, 이쪽은 일본의 로봇 애니메이션에서 아군 엑스트라나 적들이 사용하는 메카닉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덤으로 네지릿드 계열의 함재기 역시 그가 담당했는데, 최고급 함재기인 인형병기의 디자인에서는 로봇 애니메이션에 참가했던 경력을 살리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전함이라기보다는 아름답게 장식된 중동 지방의 전통 단검을 연상케 하는 에리에론드, 악의 공중요새 같은 유쾌한 형태의 고고리안 등을 통해 파격적인 형태를 시도해보고도 있습니다.


宮武一貴(미야타케 카즈타카)

프로필: 1949년생. 스튜디오 누에(スタジオぬえ) 소속의 메카닉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컨셉 디자이너. 건담을 디자인한 오오카와라 구니오와 함께 일본의 메카닉 디자이너를 확립시킨 선구자격인 인물. 70년대 초부터 다양한 작품에서 메카닉 디자인이나 일러스트에 손을 대면서 당시의 SF 비주얼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동료인 가토 나오유키와 함께 디자인한 소설 ‘스타십 트루퍼스’ 일본판의 파워드 수츠는 이후 건담을 비롯한 소위 ‘리얼로봇’의 등장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관련으로 담당한 메카닉 디자인은 질과 양 모두 압도적이며, 디자인에 그치지 않고 작품의 세계관을 만드는 컨셉 구성에까지 깊숙하게 관여하고 있다. 현재도 제 1선에서 활약 중.

대표작: (워낙 방대한 관계로 대표작 및 최신작만 정리)
- 각종 슈퍼로봇물. 특히 대백과 류에서 볼 수 있던 ‘내부도해’ 계열의 설정화가 장기
- 우주전함 야마토 (지구방위군함대 소속함)
- 우주해적 캡틴하록 (마쓰모도 레이지가 디자인한 알카디아호의 클립업, 세부설정)
-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시리즈 (마크로스, 데스트로이드, 젠트라디 계열 함선 등)
- 톱을 노려라! (엑셀리온, 엘트리움)
- 우주를 달리는 소녀


미아탸케 카즈타카는 무한항로에 참여한 메카닉 디자이너들 중에서도 까마득한 고참인 업계 원로입니다. 아직까지도 PC를 사용하지 않으며 대형함을 그릴 때는 종이를 몇 장이고 연결해서 일필휘지로 그리는 옛날 스타일의 디자이너인 만큼, 설정화 또한 거칠고 힘이 넘치는 선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충대충 넘어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구석구석의 세세한 디테일에까지 그 기능과 의미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적은 메모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실은 이는 미야타케 본인과 스튜디오 누에 계열이 갖는 특성에서 기인합니다. SF에 대한 깊은 조예를 바탕으로 하여 치밀하게 신경 쓴 디자인과, 그것이 작품 속에서 어떻게 그려질지에 대해서까지 관여하는 노력은 확실히 스튜디오 누에가 지닌 매력이지만, 반면에 실제로 그걸 갖고 작업을 해야 하는 애니메이터나 완구 업계에서는 이를 ‘누에 메카’라고 부르면서 그다지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고 하네요.

얏하밧하의 우주함들은 ‘전우주의 패권을 노리는 거대제국’ 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압도적인 힘이 드러나는 중량감 있는 디자인입니다. 함체의 실루엣 자체는 단순무식하게 뭉툭한 통짜로 되어 있으면서도 외부에는 무장이나 함교 등 외부장비가 꼼꼼하게 설정되어 있는데, 이런 부분은 ‘야마토’에서의 지구방위군 우주함들의 전통을 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무한항로 세계관 최고의 우주전함인 그란헤임 역시 미야타케 디자인으로, 이쪽은 대해적이라는 역할에 어울리게 우주해적 하록의 ‘알카디아호’의 영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실 스토리 상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함이건만 공식 풀컬러 일러스트 하나도 없어서 아까웠는데, 그래도 설정화를 보면 이런저런 설명을 적어놓은 메모가 빼곡하게 차 있습니다.


寺岡賢司(데라오카 겐지)

프로필: 1962년생. 프리로 활동하는 메카닉/컨셉트 디자이너. 주로 선라이즈나 프로덕션 IG 등에서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의 메카닉 디자인을 맡고 있다. 작품에 따라서는 작중에 등장하는 가상의 총기 디자인도 맡고 있는데, 그 디자인을 기반으로 개리지 키트 메이커에서 기존 에어건을 SF적인 외관으로 개조하는 커스텀 파츠를 제작, 판매중이기도 하다.

대표작: 역시 참가작이 많은 관계로 일부 유명한 것만 발췌
- 은하전국군웅전 라이 (메카닉 디자인 및 설정)
-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메카닉 디자인)
- 기동전사 건담 OO (티에렌을 비롯하여 인혁련 메카닉 디자인 담당, SF 고증)
- 코드기어스 시리즈 (메카닉 디자인, 컨셉트 디자인)

홈페이지: めかてら


테라오카 겐지는 엘멧처 연방 및 해당지역 해적들이 사용하는 함선들 중 일부를 담당하였습니다. 별다른 설명 메모는 없으나 애니메이션 셀화 같은 느낌으로 채색된 설정화가 역시 이 업계에서 오래 일한 사람답습니다.
담당한 함선 숫자도 적고 생김새도 제각기 다른 만큼 디자인 경향에 대해서 한 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오르도나급 및 그 파생형인 게르도네 급을 비롯한 함선들의 형태는 나름대로 기발한 면이 있어서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 외에도 그로스터급 전함과 사우전급 순양함을 담당)


新貝田鉄也郎 (신카이다 테츠야로)

프로필: 성인 만화가 (상세는 생략)

신카이다 테츠야로는 다른 의미에서 좀 특이한 이력을 지녔습니다. 주로 성인만화, 그것도 꽤나 하드하고 위험한 장르를 그려왔더군요…. (아무 생각 없이 검색해보다 기겁했으니 굳이 찾아보시려는 분들은 주의하시길) 어흠흠, 비록 현업은 에로만화가라고 해도 가슴 속에는 뜨거운 우주전함혼이 불타고 있는 거겠죠!

전문적인 메카닉 디자이너가 아니어서 그런지, 설정화는 흐릿한 선으로 실루엣만 적당히 묘사하는 정도이며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묘사도 부실합니다. 유일하게 채색이 되어 있는 도고 급은 아무래도 다른 사람이 클린업한 게 아닐지? 하지만 디자인 자체는 나쁘지 않고 나름대로 특징을 잡아서 자신이 담당한 칼바라이야 전체에 통일성 있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칼바라이야의 우주함들은 전반적으로 완만한 곡선을 많이 사용하는, 갑각류를 연상하게 하는 디자인입니다. 특히 표면에는 다수의 장갑판이 마치 파충류의 비늘처럼 이어져 있는데, 이는 자국 내에서만 채굴되는 특수한 광물을 사용한 독자적인 장갑기술을 적용하였다는 설정에 따른 것입니다.


山口恭史 (야마구치 야스시)

프로필: 불명

'미완병장 루나샤프트' 소개 사이트
아쿠아리안 에이지 참여 카드 목록 (일부)


야마구치 야스시는 애니메이션의 미디어믹스 계열 코믹스의 그림을 담당하는 한편, 미소녀 TCG ‘아쿠아리안 에이지’에서 다수의 카드 디자인에 참가한 경력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소녀 일러스트로 더 잘 알려진 원화가인 까닭에 의아해 했었는데요. 아무래도 ‘건담 SEED’나 ‘진 샤프트’ 같은 SF애니메이션에 관련된 코믹스를 그렸다는 걸 보면 메카닉 작화에도 나름대로 조예가 있었던 건가 싶습니다.

그의 설정화는 자를 대고 그은 듯한 또렷한 선으로 함선들의 형태만 명확하게 그려놓고 있다는 점에서는 ‘애니메이션용 설정화’와도 유사한 방식이지만, 마치 설계도면을 그리듯이 정면이나 바로 위, 측면에서 바라본 형태 및 함체를 이루는 각 파츠를 분리했을 때의 모습을 정교하게 그려놓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거대한 타이탈레스포의 디테일을 집요할 정도로 묘사해놓은 모습에는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메카닉 디자이너가 본업이 아니다 보니 쓸데없는 기교는 부리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했던 걸까요?

그가 주로 담당한 것은 군사국가 아일라젠의 함선들입니다. 스토리 상 가장 멋진 역할을 하는 국가라서 그런지, 함선의 디자인도 보통 애니메이션의 주역 메카를 연상하게 하는 뾰족하고 날렵한 스타일이 전체적으로 적용되어 있습니다.
아일라젠의 차기주력전함인 크라우스나이츠급에는 브릿지 자체가 탈출 캡슐로 분리되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 이유인즉슨, 아일라젠의 군인들은 성격상 (=열혈 바보가 많아서) 고급지휘관의 사망률이 워낙 높다 보니 상층부에서 어떻게든 생존률을 높이려고 탑재한 기능이라고 하네요. 하긴 본작을 플레이하신 분들은 충분히 납득할만한 설정이긴 합니다....


村田護郎(무라타 고로)

프로필: 애니메이션 및 게임 관련으로 활동하고 있는 메카닉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메카닉에만 국한되지 않고 디자인이나 비주얼에 관련되어 폭넓게 활동
대표작:
초전동로보 철인28호 FX
파사거성 G 당가이오
신무월의 무녀 (메카닉 디자인)
원반황녀 왈큐레 (메카닉 디자인)

雀偵物語 시리즈를 비롯한 각종 게임들의 디자인에도 관여

홈페이지: 無限機関


무라타 고로는 경력을 살펴보면 1985년의 ‘초수기신 당쿠가’나 1987년의 ‘왕립우준 오네아미스의 날개’ 시절부터 활동했던 나름대로의 업계 고참입니다.

그가 담당한 엔데미온 계열의 함선들은 수정 조각을 이어놓은 것처럼 삐죽하게 덩어리진 실루엣이 특징입니다. 포탑이나 함교 등 기능적인 구조물은 대게 함체에 일체화되어 있어서 눈에 띄지 않고, 가끔 안테나나 날개 등이 과장되게 돋아 있는 경우는 있긴 합니다. 기능적인 면에서는 제일 재미없는 디자인일 듯?
이런 디자인이다 보니 설정화 또한 좋게 말하면 과감하게, 나쁘게 말하면 대충대충 그려져 있습니다. 비중이 낮은 함선들의 경우는 그야말로 러프스케치에 불과한 경우도… 신경 써서 그린 주역 함선의 경우는 표면을 덮는 얼기설기 이어진 외부장갑 사이로 내부의 기계가 드러나 보이는 좀 살벌한 분위기입니다. (이는 홈페이지의 로봇 일러스트에서도 볼 수 있는 경향입니다)


時代みつる (도키시로 미쓰루)

도키시로 미쓰루는 초짜는 아닌 것 같은데 검색해봐도 이렇다 할 경력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고작해야 우주전함 야마토의 동인지인 ‘YAMATO reactivate’에 참가했다는 기록이 전부인데, 그래서 2ch 무한항로 스레에서는 어딘가 다른 팀에 소속되었던 사람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더군요.

그가 담당한 앗두라 교국의 함선들은 종교국가라는 특성, 그리고 오버테크놀로지를 도입하고 있다는 설정에 어울리게 곡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실루엣에 ‘고딕’이란 수식어를 연상케 하는 삐죽삐죽한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는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보통 일본 쪽 작품 기준으로 보면 악역에 가까운 디자인이긴 한데, 그래도 좋아하는 분들도 많은 듯합니다.
사실 저는 이 앗두라 함선들을 별로 안 좋아하다 보니 게임에서 단 한 척도 건조한 일이 없었는데, 설정화 쪽을 보고 오히려 호감도가 많이 올라갔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흐리멍텅한 곡선 덩어리라는 당초의 인상과는 달리 설정화에서는 매끄럽고 안정된 선으로 그린 형태에 적당히 톤을 사용해서 볼륨감도 주고 있더군요. 게임 내에서 저질 폴리곤으로 볼 때는 몰랐는데 포탑 등의 디테일도 괜찮은 편이고, 삐죽삐죽한 구조물들도 설정화로 보니 거부감이 덜합니다. 좀 고화질이었다면 원래의 매력을 좀 더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역시 이건 다 DS의 부실한 그래픽 탓입니다 흑흑.


寺島直樹 (데라시마 나오키)

데라시마 나오키의 경우는 좀 흔한 이름이다 보니 검색도 잘 안 되서 지다이 미쓰루 이상으로 정보가 없습니다. 사실 비중도 거의 없는 편이긴 하고…. 최초에 타게 되는 함인 알크급/쥬노급과 오라제온급 등을 디자인했는데, 이렇다 할 특징은 없는 편. 클린업 역시 다른 사람(아마도 오오쿠보 준지?)이 해준 듯합니다.


일단 찾아본 내용은 여기까지. 각 함의 디테일에 대해서는 해보고 싶은 이야기는 산만큼 많지만 일단은 이 정도로 맺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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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NOT_DiGITAL 2010/04/22 00:19 # 답글

    개인적인 취향은 역시 론디발트 쪽이군요.

    이 게임이 NDS가 아닌 다른 기종으로, 되도록이면 크고 아름다운 기종으로 나왔더라면 당연히 플레이했겠습니다만....(먼산)

    NOT DiGITAL
  • MATARAEL 2010/04/25 21:50 #

    역시 NOT_DiGITAL 님이라면 론디발트를 선택하실 줄 알았습니다! (/악수)

    어딘가의 인터뷰에서 개발 초기에 "차세대기로 빡빡하게 만들래, 아니면 NDS로 여유있게 만들래?" 라는 선택을 제시받고는 NDS로 갔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 觀鷄者 2010/04/22 10:59 # 답글

    론디발트에 한 표 던지고 갑니다.
  • MATARAEL 2010/04/25 21:50 #

    In 론디발트 We Trust.

    (론디발트만 한글인 건 공식영어표기가 없다보니....)
  • 울트라김군 2011/04/01 23:34 # 답글

    으와 제스카이어스급 정말 멋지네요 ㅠㅠㅠ
  • MATARAEL 2011/04/02 16:48 #

    발매 전에 정보 공개될 때부터 스페이스 쉽덕후의 가슴을 설레이게 했던 멋진 디자인입니다.
  • 욜덴 2011/04/07 01:33 # 답글

    일본의 네노라하는 디자이너들이 다참가했군요 겸업 뛰는 (오x리?)사람이라던가 이젠 거의 반다이 직원이되버린 각모씨라던가.. 재외한 어느정도 실무진들..

    누에 메카라는 게 ..솔직히.. 현제 제작라인이 추구하는것과 이전 아날로그 시대의 디자인관과는 확실히 차이가 나기때문일겁니다. 현세는 컴퓨터의발달로 "보다 정확하고 실루엣적"이게 표현하는것을 중점으로 작업하고있고 스튜디오 누에의 방식은 보다 "회화적이고 상상력을자극하는"스타일이기때문에 거기서오는 갭이 실무진들을 골아프게해서 그런거겠죠.. 뭐딱히 일본의 경우도아니고 한국의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일본은 실무진들이 어느정도 울며겨자먹기로 지속해있는 반면에 한국은 아예 거부를 해버렸죠..
    한국에서 메카닉 전업으로 있는 작가는 2000년 초반해도 몇명있었습니다만.. 지금은 다들 전업했습니다.
    슬픈일이지요. 저런 아날로그적인 선이 의외로 사람의 눈에 아름답다고 느낄수있는데도말이죠.

    참고로 입체화하기 힘들다 뭐다 말이많지만. 유명한 메카나 로봇들은 대부분 누에출신들이 많이 작업했습니다.
    워낙에 누에출신들중에 원로급에 막강한 저력을 과시하는 분들이 많아서.. 인지도 상에서 무시할수없죠.
    한국은 실무진이 뭐라하면 디자인 바꾸거나 디자이너를 강판해버립니다만..

    그나저나 플레이아시아에 무한항로 ost를 주문했는데 언제나 올지..

  • MATARAEL 2011/04/07 21:38 #

    오오... 실제 업계 종사자 분의 귀중한 체험담 감사드립니다.

    확실히 요즘 로봇 애니메이션 -예를 들어 건담 더블오나 건담 UC- 등을 보면 가동부위가 적은 전함들은 아예 통째로 CG로 때워버리는 경우가 많더군요. 작화붕괴가 절대 없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과거의 아날로그적인 미학이라는 면에서는 아쉽긴 합니다.

    전 무한항로 OST는 고민하다가 걍 포기했는데, 생각해보니 개발사에 한푼이라도 더 보태주는 의미에서라도 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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