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즈 도그마, 모험을 떠나는 즐거움

뒤늦게 사온 드래곤즈 도그마에 정신 못차릴 정도로 푹 빠져있습니다.

사실 이 게임은 처음에 소식이 공개된 이래로 계속 마음이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었는데요.

최초에는 친구랑 코옵으로 놀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 ↑↑
코옵 불가라는 정보에 기대 ↓
웹진 리뷰 뜬걸 보니 취향에 맞을 것 같아서 기대 ↑
캡콤의 ULC, DLC 관련 흉흉한 소문에 의욕 ↓
체험판 플레이해보고는 영 안 땡기길래 기대 ↓↓

이런 과정을 거쳐서 결국 구입을 포기했으나..... 발매 후 공략 게시판 기웃거려보니 다들 너무나 재밌게 놀고들 있길래 다시 혹해서 냉큼 사오게 된거죠.

그리고 40레벨 정도까지 키운 현재 시점에서 되돌이켜보자면, 뒤늦게나마 공략게시판 분위기에 뽐뿌받아서 사길 정말 잘 했습니다!

드래곤즈 도그마에는 신비로운 중세풍 판타지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는 느낌이, 미지의 체험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이 뒤섞인 벅찬 흥분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그것은 과거 패미컴의 도트 RPG 를 즐기던 시절, 초창기 MMORPG에서 무작정 탐험하던 시절부터 우리를 즐겁게 해준 모험 그 자체의 매력이지요.


아침 일찍 성문을 나서서 들판을 지나 외곽으로 나가면 차츰 도적이나 늑대들과 조우하게 되고, 숲속으로 들어갈 때 쯤이면 밤이 되면서 언데드들이 일어나 습격합니다. 랜턴의 좁은 조명에 의지해서 조심스럽게 나아가다보면 갑자기 돌발 퀘스트와 함께 거대한 사이클롭스가 나타나 길을 가로막습니다. 경험 많은 동료의 조력을 얻어 사투 끝에 사이클롭스를 쓰러트리고 나니 날은 밝아오고, 길가에 피어난 신기한 약초와 버섯을 채집하다 보면 어느 새 험준한 산맥으로 들어섭니다. 저 멀리서 포효하는 키메라를 보고는 기겁해서 도주하다가 동굴을 발견하고, 그 안에는 유령이나 하피 같은 기묘하고 성가신 적들이 보물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생 끝에 다시 먼 길을 걸어 수도 근처까지 돌아오면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고 NPC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에 이제야 안전한 지역에 들어섰다는 안도감을 느낍니다. 여관에 들러 손에 넣은 보물들과 퀘스트를 정리한 뒤 대장간에서 새로운 장비를 구입하며 내일의 모험을 준비합니다.


이렇게 모험을 거듭하는 가운데 메인 스토리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를 수행해나가면서 게임은 진행됩니다. 사실 스카이림 같은 게임과 비교해보면 방대한 멥과 풍성하게 채워진 컨텐츠라는 점에서 많~이 밀립니다만, 캡콤다운 충실한 액션성이 그런 차이를 메워주고도 남습니다.
근접/원거리/마법 3종류에서 분긱되는 총 9개의 직업들은 각자 명확하게 특성이 나뉘어져 있고 전직도 비교적 자유롭기에 각자 갖고 노는 재미가 풍부합니다. 다크소울처럼 치밀하고 다양한 액션에 비하면 꽤 느슨하긴 하지만, 그만큼 부담없이 전투를 즐길 수 있지요.

판타지 - 오픈월드 - 액션이라는 형태로 캡콤이란 회사가 내놓을 수 있는 나름대로의 이상적인 답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코옵이 불가능하다는 것 때문에 부정적인 의견도 많지만, 저는 현재의 '폰' 이라는 인공지능 부하 NPC 시스템에 대해서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일본 게임 개발사의 온라인 플레이에 관련된 기술력이나 센스에 대해서는 포기하고 있었기에 (원피스무쌍의 따로노는 싱크의 악몽 -_- ) 차라리 다크소울에서 그랬던 것처럼 무조건 코옵만 고집하기보다는 이런 변칙적이면서도 참신한 발상으로 온라인 환경을 활용하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네요.

게다가 이 폰들이 점점 전투 지식을 쌓아가는 부분이 꽤 재밌습니다. 같은 적을 만나도 처음에는 허둥대던 애들이 경험을 쌓으면 나중에는 보다 효율적으로 싸워나가는 걸 볼 수 있는데요. 한번은 오밤중에 키메라를 만나서 기겁해 하고 있는데 영입해놓은 폰이 냅다 등에 매달리더니 꼬리 - 산양머리 순으로 부위파괴를 걸면서 전투를 유리하게 이끄는 걸 보고 감격했었네요.

전투 외의 부분에서도 도움이 많이 되서, 외로이 서성이는 사이클롭스 한마리가 있길래 가서 잡으려고 했더니 "저 사이클롭스는 xx 의 애완동물(...)이라서 잡으면 화낼거예요" 라고 적절한 조언도 해주네요. (실제로 저 오거를 멋모르고 잡았다가 특정 npc 랑 사이가 나빠졌다는 경험담도 있음)

현재 저는 메인 폰을 구수한 인간남캐수염마법사로 만들어놨는데도 종종 딴 사람들이 빌려가서 쓰는 걸 보면, 외관을 다시 만들어보는 걸 진지하게 고려해봐야겠습니다. 장비나 스킬 세팅도 잘해야 하지만 우선은 미소녀 여캐로 만들어서 비키니 갑옷 같은거 입혀놔야 잘 벌어온다는 소문이....
이런 옷이라든지!





다만 어느 정도 진행하고 나니 슬슬 단점들도 눈에 띄긴 합니다.

가장 걸리는 건 역시 스카이림과 비교하게 되는 컨텐츠의 빈약함. 초장에는 정말 광활해서 탐색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던 맵이 조금 진행하다보면 생각보다 좁다는 사실에 실망하게 되는군요. 게다가 후반 지역으로 갈수록 밀도가 낮아지는게, 기껏 만들어놓은 맵을 활용하지 못하고 대충 놀려두고 있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몬스터 역시 몇번 돌다보니 맨날 보는 놈만 보는 것 같아서.... 필드 곳곳에 널려있는 온갖 아이템을 줍는 재미와 뛰어난 액션성이란 요소가 없었다면 진즉에 질렸을 듯.
(두근두근) 저 평원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답변: 고블린 여덟마리와 풀때기가 있습니다.


NPC 들도 정말 중요한 애들 외에는 거의 다 양산형 대사만 내놓고 있는게 게임 자체를 허술해 보이게 하는 원인이네요.


아이템 종류가 무지하게 많은 건 좋고, 필드 이동 수단이 텔레포트 외에는 도보밖에 없는 시스템 상 이동 시에 자잘한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에서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근데 정작 아이템 조합 놀이가 생각만큼 매력적이지가 않습니다.

이 게임에는 다양한 상태이상이 존재하는데 조합 아이템의 반 이상은 그런 상태이상을 회복시키는 아이템들이 점하고 있어서 쓸데없이 난잡해 보이기만 합니다. 덤으로 전체적인 인터페이스가 꽤 불편하다보니 인벤토리에서 아이템 옮기고 조합하고 정리하는 과정이 은근히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지요.



단점과 한계가 명백하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방향성, 컨셉은 매우 좋습니다. 이대로라면 신규지역 개방하는 ULC 가 나오더라도 눈물을 흘리며 사게 되지 않을까요........ 호갱님 기왕이면 이번 작품의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강화해서 계속 시리즈물로 나와주길 기대해 봅니다.



개그 상황 1: 새로 퀘스트를 받았더니 서브폰 둘이서 '이 퀘스트 잘 알아요! 이쪽으로 가면 되요!' 하고는 신나게 앞장서서 안내합니다. 어찌나 의욕이 넘치는지, 중간에 나타난 하피들한테 주인공이 쳐맞고 있어도 냅두고 달려갑니다.... (열나게 귀환 사인을 보내자 그제서야 허겁지겁 돌아옵니다)

개그 상황 2: 성 근처의 초원에는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데요. 실은 대형 몬스터에게 매달릴 때처럼 소 등에도 올라탈 수 있습니다. 매달리기 연습이나 해볼까 하고 소 등에 올라탔더니 화가 난 소가 거칠게 달리기 시작합니다.

오 완전 로데오 기분인데? 하고 좋아했지만 성난 소 앞에는 폰들이 얌전히 대기하고 있었고....... 방금 전까지 키메라도 때려잡던 폰들이 소에게 받혀 날아가면서 "핀치입니다!" 하고 외치는 모습이 참 애처롭습니다.


P.S 장비에 '드래곤포지' 가 뜨는 건 드레이크나 기타 용 종류를 잡아야만 가능하다고 들었는데요. 꼭 그렇지만도 않더군요.

드레이크한테는 한 두번 덤벼보다가 튀었고, 이후에 드레이크 출현위치 남동쪽 (캠프 북쪽) 에 있는 리자드맨을 신나게 마법으로 구워주고 있다보니 '메이든 페티코트'에 드래곤포지 마크가 뿅 하고 뜨는 걸 확인했습니다.

덧글

  • WeissBlut 2012/06/12 21:29 # 답글

    으으음 사야하나 ㅇ>-< 땡기긴 하는데 빌어먹을 DLC때문에 말이죠
  • MATARAEL 2012/06/13 13:46 #

    현재로선 발매 전 예상과는 달리 사도 그만 안사도 그만인 DLC 만 찔끔찔끔 나오는 중이라서 안심이라면 안심이긴 합니다. 오히려 유저들 중에서는 대형 DLC 좀 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까지 나오는 중.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악화된 여론을 피하려는 캡콤의 음모이며 이후 대량의 악질ULC 가 풀리게 될 무시무시한 가능성도 있습니.....
  • Gman 2012/06/13 09:35 # 답글

    초반 레벨 10~ 때 지하에서 싸이클롭스와 무한 촉수에게서 벗어난뒤 부터 진행이 안되서 ㅠㅠ
  • MATARAEL 2012/06/13 13:50 #

    그 부분 지나고 나면 궁에서 온 사자가 퀘스트 아이템인 지령서를 주는데, 그걸 가진 상태로 궁 앞의 맥시밀리언이란 친구한테 말을 걸면 스토리 퀘스트를 줄 겁니다. 근데 경우에 따라서는 촉수 벗어난 직후에 사자가 안 온다는 정보를 본 것도 같네요. 혹시 다른 서브퀘스트도 어느정도 진행해야 뜨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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