넨도로이드 잭프로스트

지갑과 잔고를 먹어치우며 숫자가 늘어나는 악마의 인형 넨도로이드. 이 케테르급 SCP 의 위용은 이미 많은 분들의 리뷰를 통해 접하긴 했습니다만, 넨도뿌찌 몇개를 사본 걸 제외하면 본격적으로 접할 일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제 메인 타겟은 메카닉 계열 제품들로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저도 마침내 이 마성의 시리즈와 접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닌 장년에 걸쳐 팬질을 해온 여신전생 시리즈에 관련된 제품이 나와주는데, 이것만큼은 안 사고 넘어갈 수가 없잖습니까.

처음 구입하게 되는 풀사이즈 넨도로이드.
No.234 '잭프로스트'입니다.

으음, 넨도롱 박스 전면에 박힌 '진 여신전생' 로고를 보니 가슴이 찡해지는군요.



잭 프로스트는 본래 영국 민간전승에 기원을 두는 눈의 요정으로, 전세계의 온갖 신화적 존재가 총출동하는 여신전생 시리즈 중에서도 꽤 초기부터 등장한 고참 악마입니다. 패미컴판 여신전생 2부터 등장한 이래, 잭 프로스트는그 귀여운 모습으로 메가텐 시리즈 뿐만이 아니라 아틀러스 회사를 대표하는 마스코트 캐릭터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본래 이름 외에도 특유의 말투 때문에 '히호군'이라는 호칭이 널리 통용되고 있으며,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동사의 히트작인 '프린트 클럽' -줄여서 프리크라-' (국내에서는 스티커 사진) 을 통해서 알려진 '프리크라군' 이라는 호칭이 더 유명하기도 합니다.

아틀러스에서는 이 잭프로스트 관련 캐릭터를 좀 더 확장시키기 위해 비슷한 레벨대의 요정인 '잭 랜턴'을 엮어서 소위 데빌버스터버스터즈 콤비로 밀어준다든지, 사악 프로스트나 프로스트 파이브, 프로스트 에이스 등의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전개해보고는 있습니다만 역시 오리지널만큼의 위력은 없는 것 같네요.

이렇게 대표적인 캐릭터인만큼 관련된 상품도 제법 나와준 편이지만, 팬질을 시작하던 초기에는 국내에서 일본 내의 마이너한 장르 관련 상품을 입수하는 건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만한 부담을 감수할 수도 없어서 손가락만 빨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메가텐 애호가들의 성전 중 하나였던 '진 여신전생 연대기' 의 캐릭터 상품 코너에서 소개했던 소프비 잭프로스트입니다. 사실 구입해봤자 제대로 완성하기도 힘들테지만, 당시에는 이것만이라도 어떻게 구해볼 수 없을까 하고 군침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에 완성품 소프트 피규어가 한번 나왔던 적이 있지만 2만엔에 달하는 가격에 포기. 그나마 괜찮은게 원코인피규어인 '악마소환록' 시리즈에서 잭 랜턴과 함께 나온 제품이었습니다만, 이건 인기가 워낙 좋아서 단품이 금방 매진되는 바람에 역시 포기했군요. 이렇게 돌이켜 보니 사실 구할 찬스가 아예 없던 건 아니고 의지의차이^^ 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안정적인 퀄리티와 수급을 보장해주는 경우는 이번 넨도로이드가 처음이었다고 변명해 봅니다.
넨도로이드에 따라서는 엄청나게 많은 루즈가 포함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잭프로스트의 구성은 제법 단촐한 편입니다. 보통 게임 내에서 뭔가 들고 다니는 모습 자체가 없었다 보니 어쩔 수 없긴 하네요.
대두인 넨도로이드의 자세를 잡아주기 위해서는 스탠드가 필수인데, 스탠드 디자인에서 원래 잭프로스트의 모자 디자인을 살리는 나름대로의 세ㄱ... 아니 센스를 발휘해 주었습니다.
스탠드는 이런 식으로 꼬리(?) 부분을 빼고 접합부 사이에 끼우는 방식으로 고정됩니다.
전체적인 신체 비례를 볼 수 있는 정면 샷 한 장. 사실 기존 팬들이라면 좀 위화감을 느낄수도 있는게....

본래 잭프로스트는 눈사람이라는 테마에 맞게 이렇게 몸통 부분이 오동통~ 하다구요! 아무래도 일반적인 넨도롱 체형에 맞추려다 보니 이렇게 어레인지를 가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소하게 아쉬운 점을 하나 더 들어보자면 바로 이 부분. 작품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후기의 일러스트 등을 보면 항상 이 부분에 스마일 마크가 들어가 있었는데 이번 넨도로이드에서는 빠져 있네요. 으음, 복잡한 디테일도 아닌데 그냥 넣어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대신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모자의 뿔(?) 부분이 분할이 되어 회전시킬 수 있다보니 이렇게 방향을 돌리는 것만으로 분위기가 팍 달라집니다!! 흐콰다호
마미루호~


머리 파츠와 몸통 파츠 비교를 위해서 분리해 보았습니다. 목 관절이 적당히 고정되면서 부드럽게 빠져주는 게 좋군요. 목에 달린 특유의 장식은 딱 달라붙지 않고 여유있게 붕 떠있는데, 덕분에 포즈 잡거나 할 때 덜 걸리적 거립니다.
루즈 파츠 중 하나인 활짝 편 손의 첫번째 용도는 역시 이렇게 인사 포즈 잡는데 써야겠죠. 아무래도 체형이 다르다보니 전통적인 히호~ 하는 인사 포즈 맛이 좀 덜한 건 아쉽네요.
루즈 파츠가 너무 적어서 미안했는지, 구색 맞추기 용도로 잭프로스트가 사용하는 대표적인 얼음마법 '부후' 의 이펙트 파츠를 넣어주었습니다. 으음 웬지 싸구려 청량한 맛 사탕 같은 재질이로군요.

하여튼 귀여워 보여도 엄연한 악마이므로 우습게 보다간 순식간에 얼음보숭이가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대화 중에 비위 잘못 맞추면 "オイラの百万馬力ー!" 하는 대사와 함께 날뛰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또 하나의 루즈인 손가락을 세운 형태의 손은 이런 포즈를 취할 수 있습니다. 저희 조카도 종종 이런 식으로 귀여운 척을 합니다만 그런 잔꾀에 속아선 안되죠 암.
왜냐면 손 방향을 조금만 바꾸면 이렇게 본심이 나오기 때문이죠!

"헤이, 덜떨어진 인간놈 덤벼라호~"
다리..... 짜리몽땅하긴 해도 어쨌든 다리가 있습니다! 하여튼 다리 파츠를 교체하면 이렇게 철푸덕 앉은 포즈를 만들어줄수 있습니다. 손 부분은 저렇게 확실하게 뒤로 받쳐놓고 있지 않으면 머리가 커서 뒤로 발라당 넘어가게 되죠.
날씨 좋을 때 풀밭에 이런 포즈로 앉혀놓으면 나름 유유자적한 한때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잘 생각해보니 지금은 한여름이므로 설정파괴로군요.
루즈 파츠의 종류나 관절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포즈 갖고 장난칠 거리가 잘 안 떠오르네요. 일본 쪽 웹을 봐도 그냥 춤추는 포즈 잡아놓는 정도가 고작입니다.
어쨌든 기왕 히호군이 등장해 주었으니, 기념으로 집에 있는 메가텐 관련 피규어 총출동. 아무 생각 없이 찍어놓고 보니 메어리는 살짝 눈웃음지으며 쳐다보고 인수라는 삐져서 부루퉁해하는 듯한 분위기가 나와서 제법 맘에 듭니다.


잭프로스트라는 캐릭터 자체의 디자인 때문인지, 일반적인 넨도로이드와는 조금 분위기가 다른 제품이 되겠습니다. 같은 제품을 산 친구는 제품을 받고서야 이게 넨도로이드라는 걸 알아챘다고 할 정도 (...) 그래서 넨도로이드의 강점 중 하나인 파츠교환 놀이도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기껏해야 머리 파츠 교환을 통해서 소울해커즈의 히호언니 흉내 내는 정도가 고작일 듯?

어쨌든 그런 관계로 다른 넨도로이드가 증식될 걱정은 안해도 되겠네요. 사실 넨도로이드라면 HMO 미쿠가 발매되었을 때 거의 구입 -> 확장 코스를 타기 직전까지 가긴 했었는데, 그것도 붐이 지나고 나니 지금은 심드렁해진 상태....

덧글

  • 블루드림 2012/08/02 21:13 # 답글

    피겨는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소닉이랑 잭프로스트는 사고 싶더군요^^
  • MATARAEL 2012/08/05 22:22 #

    그러고보니 소닉도 넨도로이드로 나와줬었지요.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한번 노려보심이 어떤가요!
  • thinkpad 2012/08/03 12:21 # 답글

    저 우울한 퀄리티의 녹턴 특전피규어는 저도 갖고 있습니다;;
    녹턴3 일판 한정판을 중고로 모셔올 때 딸려 왔었지요... (잉여로운 한정판;; 빠심 때문에 사긴 했지만)
  • MATARAEL 2012/08/05 22:23 #

    한순간 '우월한 퀄리티' 로 잘못 보고 설랬습니다만 역시 그렇죠, 우울한 퀄리티죠 ㅠㅜ

    이전에 중고책방에서 떨이로 판다는 소문도 그렇고 역시 흔해빠진 물건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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