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초합금 VF-171 나이트메어 플러스: 반쯤 실망

마크로스 시리즈를 아껴온 팬으로서, 로봇 애호가로서, 항상 발키리는 인류 문화유산이다-! 라고 주장해온 입장에서, 그리고 메카닉 피규어 콜렉터로서, 괜찮은 품질의 발키리 완성품을 하나 구해보는 것은 오랜 숙원 중 하나였습니다.

이미 리볼텍부터 1/48 사이즈까지 다양한 종류로 발매된 발키리 중에서도 특히 탐이 나던 것은 바로 이 제품입니다.
YAMATO 1/60 완전변형 VF-1S + 슈퍼 & 스트라이크 파츠 로이 포커기


(이 페이지에서 좀 더 자세한 리뷰를 볼 수 있습니다
ttp://gamu-toys.info/goukin/yamato/60vf1s/03.html )

이미 수많은 발키리 완성품을 만들어온 야마토가 30주년 기념으로 내놓은 제품에.
어떤 후계기들도 넘볼 수 없는 원조 VF-1 의 디자인에.
그 중에서도 지휘관기인 VF-1S 이고.
발키리가 본래 가진 날렵함과 중무장의 듬직함이 절묘하게 밸런스를 이룬 스트라이크 파츠에,
카리스마 넘치는 스컬 소대 마크에.
마크로스 최고의 호남 로이 포커를 상징하는 황색 칼라링.

그야말로 최고의 요소만 골라놓은 궁극의 제품 아닙니까!!

하지만 뭐... 그만큼 가격도 만만치 않은 제품이다보니 이걸 지를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에 시간은 흘러갔고, 그러는 사이에 점점 재고는 사라져가더니 결정타로

야마토 도산

ㅇ>-<


그렇게 사상의 지평 너머로 사라져버린 것이었습니다.
(옥션 등을 뒤져보면 못구할 건 없겠지만 그런 수고나 프리미엄 등을 생각해보면 가격대 성능비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가 버릴테니-_- )


그리하여, YF-19 이외에는 디자인이 뭔가 하나씩 부족하던 이유도 있어서 발키리 도입은 거의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만.... 생각지도 못한 데서 근사한 기체가 하나 튀어나왔습니다.

바로 마크로스 F 후반에 등장하는 VF-171 나이트메어 플러스입니다.

초반에 일반기로 나올 때는 차분한 청녹색 색조나 오렌지색의 불투명한 콕피트, 삼각형의 기체 디자인 등이 제법 매력적이긴 했습니다만 역시 뭔가 하나 부족하다는 감상이었는데..... 아머드 파츠를 달아주니 생각보다 훨씬 박력있지 않습니까? 주역인 메사이아는 지나치게 멋을 부리는 갸름한 실루엣이 애초부터 아웃 오브 안중이었는데, 이쪽은 보면 볼수록 정이 가더군요.

뒤늦게 찾아보니 알토기인 흰색 EX 버전은 이미 품절된지 오래지만 이번에는 일반기 (오히려 더 좋습니다) 아머드 파츠가 혼웹 한정으로 예약을 받는 것을 포착.... 평소 구입하던 것들과는 상대도 안되는 높은 가격에 고민은 좀 했습니다만, 이런저런 일에 치이다보니 스트레스도 쌓여있던 김에 결국 본체 + 아머드파츠를 결재해버렸습니다.

아머드 파츠는 가을에나 배송될테니 아직 멀었고, 우선 도착한 본체부터 대망의 개봉.


박스를 열어보면 구성 자체는 개틀링 포드와 파일럿, 손 교환 파츠, 예비 안테나 파츠, 스탠드 등으로 심플합니다. 이미 알고 있었고 나중에 아머드 파츠도 도착할테니 별로 실망할 건 없네요.
비닐에 싸인 본체를 꺼내보면, 우선 초합금 다운 묵직함과 사이즈가 인상적입니다.

최초에는 포장되어 있는 파이터 상태로 요모저모를 감상하는데, 전체적인 프로포션이나 디테일 등은 역시 비싼 값을 하는구나! 하고 감동하게 됩니다.
랜딩기어도 전개-수납이 완벽하게 가동하며, 기체 하단에는 전통대로 건포드를 장착 가능합니다. 실은 의외로 콕피트 옆의 30mm 기관포도 다소나마 가동됩니다.

파이터 모드를 충분히 감상했으니 이제 발키리의 진수인 변신을 시켜볼 차례입니다만, 여기서부터 좀 만만치가 않아집니다. 각 파츠의 연결부를 고정하는 부분이 상당히 타이트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구조로 결합되어 있는지 제대로 감이 안 잡히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당겨대다가 어디 부러지기라도 한다면.... 순식간에 고가의 쓰레기 한덩이가 탄생하는 순간이 되고 말테니까요.

조금 헤메기는 했지만 어쨌든 거워크 변신은 무사히 성공하였습니다.
으음.... 일단 거워크 형태도 괜찮게 나오긴 했습니다만 슬슬 여기서부터 뭔가 마음에 안 들기 시작합니다;
특히 어깨 장갑 부분이 제대로 고정이 안되서 계속 축 늘어지는 점이 좀 한심합니다. 그나마 머리 부분의 안테나 파츠를 연질 소재로 만들어놓은 건 정말 최고의 선택인 것 같습니다. 변신시키느라 수시로 이 부분에 힘이 가해지는데, 경질 소재였다면 진작에 부러지고도 남았겠죠;

실은 파이터 - 거워크모드 변신 과정을 경험하고는 녹초가 되서 한동안은 배트로이드 모드는 도전조차 못했습니다.마크로스 F 등장 발키리들의 배트로이드 모드는 하나같이 얼굴이 너무 얍삽하게 생겨서 별로 좋아하지 않던 것도 있었군요. 뭐 그래도 기왕 구입한거니 변신 한번 시켜봐야겠다는 생각에 결국 큰맘먹고 배트로이드 변신에 도전.

그리고 거워크 변신 때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지옥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변신이라기보다는 거의 분해-재조립에 가까운 과정을 지시하는 설명서. (그나마 알토기 시절보다는 상세해진 편이라더군요) 여전히 어느 정도까지 힘을 줘야할지 도통 감이 안 오는 관절부. 정작 중요한 부분은 고정이 안되서 흐물흐물하게 무너져내리는 상반신. 힘주다가 실수로 파손되는 작은 파츠..... 에어콘을 풀파워로 틀어놓았는데도 식은 땀이 줄줄 흐를 정도더군요.
가까스로 배트로이드 비슷한 형태에는 근접시켰으나 결국 여기서 GG. 일본 웹에서 보는 리뷰에서처럼 멋들어진 배트로이드 모드를 만들기 전에 부숴먹거나 스트레스로 쓰러질 것 같아서 포기하고 가장 안정적인 파이터 모드로 전시하기로 결정한 거죠. 파이터 모드로 원상복귀 시키는 과정도 만만찮게 복잡했지만, 그래도 한번 거친 과정이다보니 좀 낫긴 했네요.
결국 어째어째 사투 끝에 파이터 형태로 스탠드에 세워놓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여기저기 살펴보면 최초의 상태에 비해서 연결부가 벌어지거나 아귀가 잘 안 맞게 된 부분이 있어서 거슬리긴 합니다만, 이 정도로 참아야죠.......


처음 개봉했을 때는 확실히 감동이었고 완전한 변형과 가동성 확보를 위하여 여러모로 궁리한 점은 알겠습니다만, 최종적으로는 이럴거면 배트로이드 변신은 차라리 시도하지 않았는게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맥이 빠지게 되는 아쉬운 제품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거워크 모드까지만 구경할 걸 그랬죠;;

그러고보니 달롱넷에서 얼마 전에 발매된 반다이 프라모델 VF-1A/S Valkyrie 리뷰를 보고 놀랐던 게, 이번 DX 초합금 VF-171 에서 있었던 배트로이드시 파츠 고정 문제나 복잡하고 위험한 변형 시퀸스 등의 문제가 똑같이 언급되고 있더군요. 확인할 길은 없지만 혹시 이러한 문제가 야마토 발키리에서는 발생하지는 않았었다면?

만약 그렇다면 반다이의 발키리 계열 제품 설계에 전반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하는게 아닐까.... 뭐 그런 생각도 드네요.


으으 이제 아머드 파츠 오면 어떻게 붙여야 할지 이것도 고민입니다. 사진상으로 볼 때는 아머드 파츠의 멋을 최고로 살릴 수 있는 건 거워크 형태 같던데 말이죠.

덧글

  • 울트라김군 2013/07/19 10:24 # 답글

    평이 안좋길래 어떤 점이 문제인가 했는데 정말 미묘하네요[...]
    배트로이드가 만악의 근원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 MATARAEL 2013/07/19 21:34 #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배트로이드 모드를 빼놓는다면 그것대로 많이 꺼림칙할테고 말이죠.

    가동성이나 정교함 부분은 조금 희생하고 내구도와 편의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타협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 Bluegazer 2013/07/19 13:49 # 답글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다만 배트로이드 모드에서 딱히 상체 고정기능이 없었던 건 사실 전작 VF-25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렇게 큰 문제는 안 됐던 것 같습니다(각도를 정확히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애매하긴 했지만). 이건 그래도 고정기믹이 일부 추가되긴 했는데...너무 복잡해서 도저히 또 해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드네요.

    무엇보다 진짜 문제는 어깨 장갑 내구성입니다. 변형시 안으로 접혀 들어가는 검은색 부분(NUNS가 프린팅된 부분)이 안에서는 다이캐스팅 관절블럭에 벌려지면서 중간부분은 나사로 조여놔서 쉽게 깨지네요. 한 번 일본 본사에 연락해서 A/S까지 받았는데, 새로 받은 부품도 일부 깨져 있는 걸 보고 벙쪘습니다. 뭐 어떻게 대충 붙여놓고 있기는 한데 언제 망가질 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 MATARAEL 2013/07/19 21:37 #

    으으 저도 NUNS 부분 아래의 검은 부분이 변신시키는 통에 부러져서 가까스로 연결만 시켜놓았습니다. 순접으로 대충 붙여놓긴 했는데 덕분에 변신시킬 때는 억지로 밀어넣어야 했죠.

    일웹에서 리뷰한 사람들이 변신시켜놓은거 보면, 배트로이드 상태로 고정시키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아보입니다. 다만 워낙이 새가슴인지라 과감하게 빼고 결합하고 꺾고 하는 걸 도저히 못하겠네요;
  • 미오 2013/07/19 19:16 # 답글

    저도 이거 살까말까고민중이였는데...그래도 이쁘긴이쁘네요..
  • MATARAEL 2013/07/19 21:38 #

    그러게나 말입니다. 차라리 못나기라도 했으면 아예 관심을 끊을텐데 이건 파이터-거워크모드까지만 보면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이쁘게 뽑혀나왔으니 더욱 갈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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