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토2199]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우주전함 야마토 2199 방영이 끝난지도 벌써 작년 일입니다만, 많은 분들의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한동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었습니다. 이유를 대보자면 뭐 바빠서, 게임 할 것도 많아서, 원래 야마토에 큰 관심이 있던 편은 아니어서 등등 이래저래 있습니다만, 무엇보다 결정적인 이유는....





뿅가 죽을게 뻔하니까!


얼마 전 다크소울2도 엔딩 보고 페르소나 Q 기다리면서 심심하던 참에 무심코 시작했다가, 결국 평일에도 새벽까지 시청하는 만행을 저지르면서 (그리고 다음날 폭풍 졸음) 마지막화까지 주행 완료하였습니다.

본 작품의 장점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들이 언급하셨으니 생략하기로 하고, 저로서는 최근 조류에 따라 메카닉 작화에 CG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함선 전투신 작화 품질이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된 점이 대단히 행복한 점이었습니다. 포격전 미사일전 뇌격전 대잠전 대공포화 함재기 등등 다양한 전투방식이 골고루 나와준 점도 좋았군요. (파동포는 별로)


하여튼 그렇게 26화 내내 즐겁게 감상하고 나게 되면.... 설령 KMF 같은 취향에서 벗어나는 디자인이라도 정이 들기 마련인데 이런 우주전함은 오죽하겠습니까;; 그 결과
가장 두려워하던 사태가!!


요즘 로봇혼 Ka 시그내이쳐 제품 폭격도 가까스로 견뎌내는 와중에 새로운 번뇌거리가 덮쳐오게 된 것이죠 네....




이전과 같은 소형 사이즈의 세트 판매 노선을 버리고 보다 큰 사이즈 -그래도 충분히 작아서 좋지만- 에 단품 노선으로 바꾸게 된 중요한 전환기적인 제품인 코스모플리트 스페셜 야마토의 경우는... 놔둘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개봉을 주저하고 있는 관계로 다음 기회까지 보관해두도록 하고. (이러다가 결국 안 뜯을지 모르겠습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이번 작품의 온갖 디자인 원화를 감상할 수 있는 우주전함 야마토 2199 공식 설정자료집 EARTH 편 / GARMILLAS 편 입니다.


표지를 장식하는 수작업으로 그려진 내부도해가 멋집니다. 옛날 대백과류에서는 자주 나오던 그림인데 요즘 설정자료집에서는 웬지 보기 힘들어진 것 같아서 더 반갑네요.
역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주역인만큼, 이런 식으로 함선 모든 부분에 번호를 붙여서 해설해주는 그림도 있어줘야죠! 물론 기타 조역이나 적 함선에까지는 이런 친절한 설명은 없습니다.

야마토 뿐만 아니라 각종 함선들의 디테일한 묘사가 빼곡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옛날에 누에메카와 같은 경우 너무 세세하게 그려넣으면 직접 그려야하는 애니메이터들이 진저리치며 싫어했는데, 이번에는 CG 로 작업하게 되는 만큼 오히려 세세한 곳까지 더 꼼꼼하게 만들어놓을 필요가 있었다고 하네요.

이번 설정자료집의 설정화에서 좋은 점 첫 번째는 이전의 무한항로 설정자료집의 경우처럼, 각 파트별로 '디자인 실명제' 가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디자이너의 이름과 작업 성향, 책 마지막에 실려있는 인터뷰에서의 설명을 비교해볼 수 있는 재미가 있지요.
두 번째로는 작품 속에서는 정말 한 순간만 비춰주는 세부 파트까지 치밀하게 고민한 설정을 엿볼 수 있다는 점.

자세제어노즐 같은 부위가 대체 작품 중에서 얼마나 나온다고?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이런 사소한 부분의 해치가 어떻게 열리는지, 비상시 수동 컨트롤은 어떻게 하는지, 그때는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하는지, 마킹은 어떻게 되는지 등등, 저 같은 사람은 이러한 집요한 디테일에 감동받을 수밖에 없네요.
물론 함재기들도 빼놓으면 섭하지요. 콕피트 내부 콘솔이나 미사일, 각종 병장 등이 빠짐없이 그려져 있습니다.

- 코스모제로의 콕핏 부분의 클로즈업은 70년대 전투기에서 무수하게 많은 패널이나 주의사항을 기본 이미지로 잡았다고 합니다.
- 코스모팔콘의 경우는 시험제작기 단계인 코스모제로와 달리 이미 양산기라서 해치나 패널에 주의사항이 보다 적게 적혀있는 편이고, 타국과의 협조도 고려해서 영문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함재기 뿐만 아니라 이런 가밀라스 지상차량도 빼놓지 않고 다뤄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가밀라스 측 메카의 경우 함재기나 지상차량 등은 주력 함선과는 다른 디자이너 (이즈부치 유타카씨 포함) 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네요.
가밀라스 함선 중에서 역시 가장 멋진 놈들을 꼽자면 3단항모 3형제.
일단 설정자료집인 만큼 캐릭터 디자인이나 배경 미술도 다루고 있습니다. (예의상 모에 담당인 하라다 마코토 부분만 소개)


위와 같은 설정화 부분만 해도 몇번을 봐도 질리지 않습니다만, 각 설정화에 딸려있는 설명이나 뒤에 실린 디자이너 인터뷰 부분도 상당히 재미있군요.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점을 들어보자면

1. 이번에 야마토의 메인 디자인을 비롯해서 지구군 측 메카의 디자인을 맡은 타마모리 쥰이치로씨. 어린 시절부터 야마토를 좋아해서 이것저것 그려보기는 했지만 졸업 후에는 공업 디자이너로 진로를 정했는데, 개인 홈페이지에 자기 나름대로 그려서 올렸던 야마토 그림이 일본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으면서 주목을 모아서 발탁되었다고 하네요. 실은 취성의 가르간티아에도 참여했습니다.

2. 반대로 가미라스 측 메카를 담당한 것은 스튜디오 누에 소속으로 더티페어 TV판이나 당가이오, 오거스 등부터 참여했던 업계 고참인 이시즈 야스지 씨입니다. 사실 원래 야마토에서의 가미라스 함선 디자인은 생물 느낌이 나는 내부 장치 등 너무 초과학적인 이미지가 있어서 이를 어떻게 살려날까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감독인 이즈부치씨에게 "내 속에 있는 지온군 이미지로 해도 되나?" 라고 말해봤더니 의도가 바로 전달 되었는지 '바로 그거야!' 하고 통과되었다고 하네요.

3. 작품 도입부의 '메'호 작전에서 무력하게 학살당한 지구측 함대의 전술에 대해서는 이전에 울트라김군님의 포스팅에서도 의문이 제기된 바 있었습니다만, 실은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적혀 있긴 하더군요 당시 지구측 함선의 상황을 보면

- 공고급 전함: 전력차를 메우려고 대 빔용 증가장갑이나 선수 고정식 양전자충격포 신설 등 대개장을 하였으나, 정작 '메'호 작전 시점에서 기함인 키리시마 1척 밖에 안 남음
- 무라사메급 순양함: 역시 선수에 20센티 고정식 양전자 충격포가 신설되었고 가미라스 함정의 장갑에 대한 유효성도 확인되었으나, 초탄 발사후의 에너지 재충전에 메인 엔진(主機) 동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사격 기회가 제한됨
- 이소카제급 구축함: 탑재 병기는 가밀라스 함정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무력했으나, '메'호 작전 시점에서는 선도함 유키카제'만' 신형 공간어뢰 시제품을 탑재하고 가밀라스 함선을 격파. 이때의 성과를 바탕으로 야마토에 해당 공간어뢰가 본격 탑재됨

뭐 대충 이런 상황이라서, 하다못해 본래 목적대로 시간이라도 오래 벌기 위해서 그런 무기력한 전투를 벌일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

4. 코스모제로의 엔진의 회전 부분은 뒤에서 볼 때 시계방향으로 돌고 있어서 기체에 좌회전의 반 토르크가 가해지므로 좌선회가 유리하다는 설정이지만 본편 중에서 이러한 특성 설정은 활용되지 않았음 (눈물)


발췌하자면 끝이 없어서 이 정도로 끝내겠지만, 여하튼 야마토의 각종 메카닉에 대한 애정이 있으신 분이라면 한번 사볼만한 책입니다. 둘 다 구입하기 뭐하시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EARTH 쪽을 추천하네요. 메인 디자이너인 타마모리씨가 아직 젊고 의욕에 넘치는데다가 공업 디자이너라는 특성 때문에 각종 세사한 설정이 많아서 보는 입장에서는 재미있습니다. GARMILLAS 쪽은 메인 담당인 이시즈씨가 이미 업계에서 오래 일한 베테랑인 만큼 실제로 애니메이션 작업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에 충실해서, 팬으로서 보는 재미는 조금 덜합니다.



그리고 설정자료집 외에 또 하나가 있었으니....

이전에 오리지널 야마토의 코스모플리트 계열 작품이 나왔을 때, 가장 흥미를 끌었던 건 바로 이 놈들입니다.
2199에서도 멋지게 그려진 3단공모 시리즈....

하지만 3단공모가 포함된 해당 코스모플리트 시즌에는 마음에 안드는 것도 많이 포함되어 있었고, 단품으로 팔지 않는 한은 살 일은 없다고 생각했겠죠.

그런데
그것이
정말로


최근 국전에 갑자기 피규어 매장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있는데, 새로 생긴 피규어매장에 아무 생각 없이 가보니 개봉된 트레이딩 피규어 단품을 쌓아놓고 파는 와중에 이 세놈을 셋트로 발견한 것입니다. 허탈한 웃음을 지으면서 냉큼 수거해 오긴 했는데, 이놈도 코스모플리트 SP 야마토와 마찬가지로 어디다 놓을지 고민이라 한동안은 포장을 안 뜯을 것 같긴 하네요.



야마토 2199 감상 후 홍역처럼 찾아온 지름열풍은 일단 여기서 1차 중지. 코스모플리트 SP 다음 작품인 도메라즈 3세는 어 ... 음.... 일단은 패스하겠습니다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물을 보게 되면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요 HA HA HA

덧글

  • 울트라김군 2014/06/22 16:22 # 답글

    드디어 2199에 손을 대셨군요 므흣 +ㄴ+
    코스모플리트 SP는 도메라즈 3세를 비롯한 칠색성단해전 참전 함선들이 전부 출시될 예정이라
    이 제품들만 구입하셔도 도메라즈 3세 & 다롤드 & 발크레이 & 람베아 & 슈데르그를 전부 컬렉팅하실 수 있을 겁니다[...]

    연합함대 설정의 경우 이소카제급만 납득이 가고 나머지는 여전히 불만스럽네요.
  • MATARAEL 2014/06/24 00:00 #

    크흑 완성품만 산다는 취향이라서 안심하고 있었더니 이런 무한 지름의 나선이.... 프라모델 버전 쪽에 손을 안대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본질적으로 '메'호 작전은 스토리 상으로 야마토 발진까지의 비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스토리 상의 필요성이 있으니 "연합함대는 희생이 된거다... 앞으로 이어질 스토리 .... 그 희생이 말이지..." 라고 봐야겠네요.
  • 울트라김군 2014/06/24 00:10 #

    사실 그냥 단종진으로 싸우던 원작의 장면을 일단 재현하고 봐야 하는 상황에서
    세밀해진 설정이 발목을 잡아버린 대표적인 케이스지만요[...]
  • 잠본이 2014/06/22 17:16 # 답글

    지구군 함대의 그 무수한 희생이 있었기에 야마토가 활약을 할 수 있었다는 얘기니 눈물이 와르르
  • MATARAEL 2014/06/24 00:00 #

    마치 열심히 싸우면서도 열심히 터져나가는 짐들을 보는 것과 같은 심경입니다.
  • 존다리안 2014/06/22 17:36 # 답글

    웅장한 op에 걸맞는 화려한 전투씬에 긴박한 이야기 전개 덕에 명불허전이라는 생각도 들게 만든 물건이죠.

    단점이라면 중간에 어거지로 개그 넣으려 한거... 멜다나 아키라를 바보로 만들다니...
  • MATARAEL 2014/06/24 00:02 #

    그런 점도 있긴 합니다만, 요즘 푸른 강철의 아르페지오를 보면서 역시 야마토는 깔끔하게 잘 만들었어! 하고 다시금 감탄하는 중입니다. 2199의 개그 우겨넣기 정도는 양반이예요.
  • 무지개빛 미카 2014/06/22 20:23 # 답글

    유키카제만(!!!!!!) 신형어뢰를 지급받았습니다... 라니!!! 이건 정말...
  • MATARAEL 2014/06/24 00:02 #

    신형 시제품 무기라는게 다 그렇죠. 양산도 안된 거라서 대량 운용도 힘들고 신뢰성도 보장하기 힘들테니...
  • NRPU 2014/06/22 20:23 # 답글

    설정집은 저도 하나 사고싶어지네요.
  • MATARAEL 2014/06/24 00:05 #

    구하실 거라면 빨리 알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 경우 가밀라스 편은 YES24 에 남아있던 걸로 주문하긴 했찌만 EARTH 편은 품절이라길래 홍대 쪽의 외국 서적 전문서점에 하나 남아있던 것 가까스로 채어 왔습니다. 주인 아저씨가 새로 주문 넣는다고 하던데 어떻게 되었을지는 모르겠네요.
  • 울트라김군 2014/06/24 00:13 #

    가밀라스편은 중고라도 괜찮으시면 판매의사가 있습니다.
    상태는 완벽하니 끌리시면 제 이글루에 덧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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