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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총기들의 환상과 실제
밑의 글에서의 리플에 대한 답변을 겸해서, 이전에 이것저것 보고 생각하던 바가 있어서 적어봅니다.


최근 몇년 사이에 총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산탄총 계열로는 드물게 급격히 인기를 끌기 시작한 총이 있으니, 대우정밀의 자동산탄총 USAS-12가 바로 그것입니다. 한편 역시 동일계층들 사이에서 이전부터 꾸준한 지지를 얻고 있는 이스라엘 IMI사의 데저트 이글이라는 총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총에는 알기 쉬운 공통점이 있습니다. 양쪽 다 어느 정도의 실용성을 확보하면서, 해당 종류의 총기들 중에서 감히 따라올 자가 없을만큼 괴물같은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입니다.
한자루 사면 마티즈 한대를 끼워준다고 합니다(거짓말)


USAS-12는 산탄을 풀오토로 쏘아대며 근접전에서 공포스러운 위력을 발휘한다던지, 철갑 슬러그탄을 사용할 경우 방탄 리무진조차 걸레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던지, 미국에서는 총이 아닌 대량파괴무기로 분류되어서 판매에 제한이 걸리고 있다는 등의 떡밥이야기가 퍼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실은 소위 자랑스러운 국산 총이라는 요소가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많이 봐서 좀 질렸습니다.


데저트 이글은 보통 리볼버용으로 사용되는 44매그넘과 같은 고위력 탄환류를 연사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자동권총입니다. 본래 곰과 같은 맹수를 사냥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탄환을 쓰는만큼 그 위력은 핸드건 중에서도 톱클래스이고, 영화나 만화, 게임 등에 단골 출연하다보니 자연히 주목받게 되었지요. 아마도 권총 중에서는 전반적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총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이들이 널리 인기를 얻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총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은 다분히 본능적인 측면이 크다고 보거든요. 아무래도 일반적으로는 크고 강력하고 많이 쏘아대는 총기 쪽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 아니겠습니까. (아닐까요?) 특히나 이런 '동급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붙을만한 총이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그런데, 과연 이런 존내 쎈 총기들이 실전에서 사용될 경우에, 얼마나 활약할 수 있을까요?

답은 '글쎄요....'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총기에 대한 설명에서는 언제나 붙는 수식어가 있지요. '특정한 상황 하에서는' '의외로' '생각보다' '제한적인' 등등.

USAS-12가 아무리 강력한 위력을 자랑한다고 해도 그 용도는 지극히 제한적입니다. (비인도적인 무기라고 받게 될 사회적 비난에 대해서는 일단 넘어갑시다) 방탄 리무진도 작살내는 -좀 더 정확한 정보가 나오면서 이것도 많이 과장된 이야기라는게 밝혀졌지만- 근접전의 악마라고는 해도, 언제나 그런 입맛에 맞는 상황만이 있는 건 아니지요. 일단 전체적으로는 크고 거추장스러우며 상당히 무겁기 때문에 상당한 체력과 완력을 필요로 합니다. (K2보다 약 1.3킬로 정도 더 무거운 총을 들고 뛰면서 쏴야한다고 생각해보시길) 커다란 드럼탄창 하나에 겨우 20발이 들어가니 탄환 휴대도 골치아프지요. 풀오토라고는 해도 1초에 6발 정도인데 -이보다 빠르면 반동이 너무 심해집니다-, 이는 숙련된 사수가 반자동 산탄총을 연사하는 속도에 비하면 그렇게까지 빠른 것도 아닙니다. 크기와 무게, 화력을 생각하면 차라리 미니미 단축형을 들고 다니는게 훨씬 범용성도 높고 안정적이겠지요.

우선 경찰이나 SWAT 등에서 쓸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이들은 임무 특성상 실내로 돌입할 일이 많은데, USAS-12의 경우는 당장 그 크기 때문에 굉장히 걸리적거립니다. 일반 산탄총들조차도 거추장스럽다고 앞뒤를 뭉텅 잘라서 소드오프 (Sawed-off) 형태로 만들어서 쓰는 판인데, 누가 저런 대포를 들고 다니고 싶을까요. 게다가 아무리 흉악범이 상대라고 해봤자 경찰이 담당하는 일인만큼 한계가 있습니다. 레벨3방탄복과 헬멧과 머신건으로 무장하고 마약에 취한 범죄자가 수십명씩 몰려나오는 것도 아닐텐데, 자동산탄총 따위는 확실히 말해서 '위력 과잉'이겠지요.

테러리스트가 사용한다면 어떨까요. 아무래도 엄격하게 규제되는 품목이고 (미국 일부 주는 조금 느슨) 가격도 비싸다 보니 입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고생이 필요할텐데, 거기 들일 수고로 차라리 폭탄류를 장만하는게 훨씬 효율적일 겁니다. 하긴 '관제 테러리스트'라는 상황도 있을 수 있으니, 마침 비슷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회복지공사 (in 건슬링거걸)가 사용할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요즘 초딩들은 씩씩하군요.


의체들이 쓰기에도 좀 까다로운 물건입니다. 사용자들이 아무리 자동소총을 한손으로 들고 쏘아대고 발차기로 거한을 날려버리는 괴력의 소유자라고 해도, 어차피 체구가 초딩인만큼 사용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에는 은밀행동을 위해서 바이올린 케이스 등에 총을 넣어두는데, 이런 대포를 넣고 다니려면... 첼로 케이스라도 들고 다녀야 하려나요? (더 수상해 보입니다) 주로 암살 계열의 임무를 수행한다지만 그래봤자 상대는 가벼운 무장을 한 테러리스트들이고, 시민들이 말려들 상황도 충분히 있다는 점 등을 생각하면 여기서도 위력과잉 판정을 받을 수 밖에 없지요. 역시 4권에서 힐샤가 보고 있던 베넬리사의 M3, M4 반자동 산탄총 시리즈 정도가 합리적인 선택일 것입니다.

물론 USAS-12가 활약할만한 상황도 있긴 합니다. 이전에 남미의 한 국가의 삼림지대(정글?)의 군인들이 이걸 들고 있는 사진이 잡지에 실린 적이 있지요. 야외이면서도 시계가 제한되어 있고, 교전거리가 짧아지는 이런 상황이야말로 자동산탄총에게 딱 어울리는 전장일 것입니다. 애초에 민간용을 기초로 해서 쓰던 산탄총을, 군용으로 본격적으로 개발하게 된 데에는 정글전에서 써먹으려는 의도가 있었기도 하니까요. 군 조직에서 사용한다면 이 정도가 한계라고 봅니다. 사회적 비난을 우려해서 공개적 채용을 꺼리느니 어쩌느니 하지만, 결국에는 마땅히 써먹을 데가 없으니 대규모 채용을 않는다는게 정답이겠지요.


데저트 이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44매그넘탄이나 50AE탄의 위력은 방탄복에 막히더라도 그 충격만으로 목표를 넉다운시킬 정도로 강력하지만, 단점 또한 많이 있습니다. 오토매그넘 같은 실패작에 비하여 훨씬 우수하다고는 해도, 일단 총 자체가 너무 크고 반동이 강하며 장탄수도 적습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활약하기에는 좀 문제가 있지요. 실제로 데저트 이글을 군용으로 채용한 나라는 없고, 보통 많이 팔리는 미국에서도 민간인들이 전투용보다는 수렵용 및 레저용으로 많이 구입한다고 하지요.


뭐 이런저런 잡설을 늘어놓다보니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대충 정리하자면 이겁니다. 소위 말하는 괴물 총기들은 스펙상으로 볼 때에는 경이로운 위력을 자랑하지만, 실전에서의 총체적인 효율 면에서 볼 때 그렇게까지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거지요. 물론 과소평가할 필요도 없겠지만, 보통의 상황이라면 평범한 일반 총기 쪽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결국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최고의 총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수수하지만 믿음직스러운 우리의 친구


P.S 비슷한 좋은 예로 H&K Mk23 소콤 피스톨이 있습니다. 특수부대의 실내전투, 그러니까 메탈기어 솔리드 스네이크같은 상황에서라면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지만, 시내를 돌아다니는 사복형사에게는 그저 크고 무겁고 거추장스럽고 쓸데없이 세기만 할 뿐입니다. (그런데 건슬링거걸 1권에서 보면, 딱 한번 힐샤가 사복으로 정보를 수집하러 다니면서 소콤 피스톨을 들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작가가 한번이라도 그려보고 싶었던 걸까요)

P.S 2 물론 이것은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이야기입니다. 마계와의 게이트가 열리면서 악마들이 튀어나온다던지, T바이러스가 도시를 덮치고 추적자가 지붕 위를 뛰어다닌다던지, 흡혈귀나 라이칸스로프들이 날뛰는 상황이라면....? 몬스터들 상대로는 아낌없이 괴물 총을 써줘도 괜찮겠지요. (하지만 그런 상황이라도 전 7.62mm 정도를 선택하렵니다)

FPS를 비롯하여 총질하는 게임에서도 마찬가지! 어차피 내가 들고 뛰는 것도 아니고 반동이 세다고 마이너스 요소가 주어지는 것도 아닌데 데저트 이글 쌍권총이면 어떻고 허리에 개틀링 걸고 난사면 어떻습니까?
그냥 존내 쏘는거다


P.S 3 언제나처럼 알량한 밑천 갖고 썰을 풀자니, 언젠가 한번 일자무식이 뽀록이 나서 망신을 당할것 같아 공포에 떨고 있는 중. (덜덜덜) 실은 이전의 포스트 중 하나에서 얼빵한 실수 하나를 했던 걸 발견하고는 매우 민망해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거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트에서....
by MATARAEL | 2005/02/07 00:56 | Gunner's High | 트랙백(1)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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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권총과 전함 at 2006/08/01 01:48

제목 : 미니미와 미니건
괴물 총기들의 환상과 실제 박준수님께서 남겨진 답글에 대한 답변은 양재천너부리님께서 이미 해주셨지만 덤으로. 미니건은 요렇게 생긴 놈 [#IMAGE|b0012865_1385380.gif|200608/01/......more

Commented by 墮天使블루싸이 at 2005/02/07 08:55
거..건슬링거..걸이라....(침묵)
Commented by time at 2005/02/07 11:52
음...역시 9mm가 최고!(의불)
Commented by time at 2005/02/07 11:54
솔직히 357메그넘 정도만 되도 쏘기 부담스럽더군요.(쏘고 나면 어께가 아파서.....)
Commented by time at 2005/02/07 11:57
20발 연속으로 쏘고 나니까 무거운 물건을 한참 들고 다니듯한 통증이 느껴지는게.....별로 즐거운 느낌은 아니였습니다.
Commented by MATARAEL at 2005/02/08 10:44
墮天使블루싸이님 > 무릇 선진사회의 상식있는 선량한 시민이라면 경악에 할 말을 잊을 정도로 부도덕한 만화이긴 합니다.

time님 > 저는 쏴본게 달랑 5.56mm 한 종류 뿐인지라 (대한민국 군필자라면 기본!) 그 외의 것들은 잘.... 7.62mm에 대하여 은근히 동경을 품고 있긴 한데 실제로 쏘게 되면 넌덜머리를 내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그래도 반동에서 오는 그 얼얼함이야말로 사격의 달콤쌉싸름한 맛이 아니겠습니까.
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5/02/08 16:51
전투용은 45구경 한계, 그리고 7.62mm(AK)정도가 한도선이죠 그 이상은 실전에선 의미가...
Commented by 아마란스 at 2005/02/09 22:51
그냥 저것들은 영화를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중입니다. (...뭔가 그릇된 생각이지만서도.)
Commented by torizan at 2005/02/11 09:54
USAS는 확실히 팬들이 많소..라지만 다 한국인...강현군 말대로 실용성이 워낙 한정되어 있어서...닭머리 쳐내는데 배틀액스로 찍는 느낌이랄까..장비라는건 언제나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바꿔주는게 최고. USAS를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풀오토 샷건이라는 희소성 때문이기도 하지. 희소성이란 언제나 각광받는 법..
Commented by MATARAEL at 2005/02/11 11:21
계란소년님 > 확실히 그 이상은 비전투상황에서의 취미의 영역이겠지요. USAS - universal "sporting" automatic shotgun 이라는 명칭에는 그런 숨은 뜻이 있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정말?)

아마란스님 > 가끔 이런저런 영화에서 뜬금없이 등장해서 기겁하게 할 때가 있습니다. 영화 '쥬만지'에서도 주인공을 쫓아서 나타난 사냥꾼이 총포상에서 저걸 구입해서는 들고 다녔었지요.

torizan > 뭐 외국인들 중에서도 팬은 많이 있긴 합니다. 드물게 반자동 모델이 중고시장에 나오거나 하면 비싸게 팔리는 듯 하더군요.
Commented by 박준수 at 2006/07/31 14:02
님아 미니미는 발칸아닌가여?? 발칸은 들고 다니기도 어렵고 반동이 장난도 아니라던데;; 그 괴물을 쏠 수 있을까여?? 의문이네여;;
Commented by 양재천너부리 at 2006/07/31 23:13
미니미는 5.56mm 분대지원용 경기관총이죠.......발칸이라고 하시는 건 미니'건'..........
Commented by Reibark at 2006/08/23 17:59
드디어 괴물이 나왔으니 위 총기들이 위력을 발휘할 때가 왔군요.
Commented by MATARAEL at 2006/08/31 00:10
음... 한강에서 노닐고 있던 예의 괴물이라면 사실 덩치가 있다보니 슬러그샷이나 7.62mm탄도 불안하지요. 총에 대한 경계심이 적을 때 코끼리 등을 사냥하는 대구경 라이플로 큰 한방을 노리는게 좋지 않을까요. 단 신체 구조가 너무 하등하다면 머리가 반쯤 날아가도 룰루랄라 뛰어다닐지도 모르니 그게 또 문제.
Commented by 남양무역 at 2006/10/19 19:01
http://sgun.net/goldenshop/goods/goods_show_view1.phtml?code=88

국내에서 개인이 유일하게 소지허가를 받을수 있는 장약9연발권총입니다.
Commented by MATARAEL at 2006/10/27 21:25
아 놔 이런 적절한 것 같으면서 적절하지 못한 광고리플이라니 ㄲㄲㄲㄲ 이 블로그 제목을 봐서 지우진 않을테니 더는 올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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